"비틀거릴 수만 있다면"···순창 전통주 '비틀'
"비틀거릴 수만 있다면"···순창 전통주 '비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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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도가의 비틀 (사진=서울파이낸스)
비틀도가의 비틀 (사진=서울파이낸스)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전라도 순창은 고추장으로 이름 난 동네인데, 술을 빚는 명가로 명성을 얻고 있는 곳이 있다 해 들려본다.

너른 논이 눈을 시원하게 하고 저 멀리 편안한 산들이 보이는 한옥체험관 초연당(유등면)에 자리잡고 있는 비틀도가(대표 이종동)는 다양한 도수의 전통주 ‘비틀’을 선보이고 있다.

비틀도가에서 빚고 있는 비틀주는 비틀10 탁주, 비틀16 청주 2종류, 비틀45 소주(증류주) 등 3가지가 주 생산품으로 뒤에 붙는 숫자가 알코올 도수를 의미한다. 비틀45는 옛 전통 방식으로 술을 증류하며, 참나무껍질을 넣고 숙성시켜 고급 양주와 같은 특별한 맛과 향으로 비틀주의 품격을 담아내고 있다.

아래 가라앉은 술이 탁주고 위의 맑은 술이 청주이며, 증류주는 원주를 청주로 해 높은 도수로 만들어 낸다.

이종도 비틀도가 대표 (사진=김무종 기자)
이종동 비틀도가 대표 (사진=김무종 기자)

이 대표는 시음 술을 내놓는다. 도수가 낮은 비틀부터 마셔본다. 신맛이 올라오는데 상큼한 와인을 마시는 기분이다. 아무래도 차게 내놓은 탓도 있을 것이다. 도수가 높은 비틀은 바디감을 더했다. 호불호가 있겠지만 상큼한 신맛을 좋아한다면 괜찮은 술이다.

비틀주는 2018 순창세계발효소스박람회에서 전통주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종동 대표는 “1주일에 한번 술을 빚으며, 보통 120Kg 정도의 찹쌀을 사용한다”며 “보통 증류주는 대부분 고량주 같은 맛을 내지만 비틀주는 전혀 그런 맛이 아니고 고급 꼬냑같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인천에 살다 순창에 귀농했는데, 이곳에서 전통주 교육을 받다 술을 빚는 인연을 맞닥뜨렸다. 지금도 교육을 제공한 순창 발효미생물산업진흥원과 협업하고 도움을 받고 있다.

그의 술을 좋아하는 팬들도 점차 늘고 있다. 초연당에 한옥 체험을 위해 묵는 고객들이 시음에 참여했다 고객이 되고, 주류 박람회에 참가했을 때는 많은 잠재 고객층과 만날 수 있어 꽤나 매출이 늘었다. 그래서 다가오는 주류 박람회(킨텍스)에도 참여해 비틀주를 더 알릴 작정이다.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인데, 그래서 비틀거리다의 어근 ‘비틀’을 브랜드로 정했죠.” 이 대표의 술 빚는 철학은 그의 작업장 벽에 붙은 글귀가 대신했다. ‘석잔 술이면 대도와 통하고 한 말 술이면 자연과 하나가 되느니’(이백 월하독주 4수2 中)

순창 초연당 비틀도가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서울파이낸스)
순창 초연당 비틀도가에서 바라본 풍경 (사진=서울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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