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쇠고기 추가협상, '대가' 줬을까?
韓·美 쇠고기 추가협상, '대가' 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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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일부 양보 가능성" 추측…혹시 자동차?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미국 정부가 30개월 이상 쇠고기에 대한 수출금지를 보증한 대가는 있었을까? 대가를 지불했다면 무엇일까? 한미 간 쇠고기 추가협상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만족도와는 별도로 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정부는 '벼랑끝 전술'의 결과물이니, '협상테이블에 촛불사진을 올려놨다'는 등의 극적인 표현으로 '일방적 양보'를 이끌어낸 듯 설명하지만, 통상전문가들은 대가 없는 추가협상 가능성에 강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주고 받는 것이 국제협상의 상식이기 때문이라는 것. 더구나, 이번 협상은 이미 합의된 사항에 대한 '추가협상'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는 지적이다.  
 
그런데, 지난 21일 정부발표문 어디에도 미국의 양보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제공키로 한 대가에 대한 언급은 없다. 하지만, 쇠고기 이외 다른 품목에서 미국 측이 양보한 것에 상응하는 대가를 어떤 형식으로든 지불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2005년 쌀협상 당시 정부는 이면합의가 없다고 했지만, 쌀 이외의 사과 등 중국 과일류에 대한 검역간소화와 캐나다 완두콩 등에 대한 관세인하 등의 약속을 해줬다가 '이면 합의' 논란을 빚은 적이 있다.
 
우선, 추가협상의 대가로 우리 정부는 자동차·쇠고기 관세 철폐 기간이나 시장개방 범위 재조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자동차가 희생양이 됐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한미 FTA는 미국 의회가 행정부에 부여한 무역촉진권한(TPA)에 따라 타결됐기 때문에 의회는 비준안에 대한 찬반 표결만 할 수 있다. 하지만, 의회가 TPA 적용을 거부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TPA가 적용 안되면 언제든지 의회가 행정부에 재협상을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이미 타결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을 추가협상이라는 형태로 되돌렸기 때문에 의회나 행정부 모두 한미 FTA 재협상 명분은 충분해졌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상·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시점이다.

이같은 정황으로 미루어, 부시정부가 쇠고기 추가협상을 통해 민주당이 비준을 반대하는 FTA협상 내용에 일부 손질을 가하는 '대가'를 우리 측으로부터 얻어냈을 가능성이 짙다는 지적이다. 부시정부는 의회의 반발에, MB정부는 국민적 저항에 각각 부딪쳐 있는 양측이 '모종의 딜'을 감행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론이다.  
 
이에, 추가협상의 이면에는 FTA와 관련된 어떤 양보나 대가제공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과 함께, 그것이 자동차와 관련된 내용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는 한미 FTA에서 한국이 이익을 챙긴 대표적 분야. 때문에, 이번 추가협상과 관련 미국 측이 자동차 문제를 가지고 우리 측을 압박하고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기도 했었다.

한미 FTA로 한국의 누리게 될 대미 자동차 수출은 연평균 8억3600만달러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FTA에 따른 전체 대미 수출증가의 60%를 차지하는 규모다. 반면, 연평균 70만대의 한국산 자동차를 수입하는 미국으로서는 가장 큰 불만 분야. 이에, FTA와 관련 관세철폐 기간이 조정이 이번에 거론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미 FTA에서 미국은 3000㏄ 이하 승용차 관세를 즉시 철폐하고, 3000㏄ 초과 대형차는 3년 후 무관세를 적용키로 했다. 이에, 미국은 대미 자동차 수출에서 73%를 차지하는 3000㏄ 이하 자동차 관세철폐 기간에 대해 무엇인가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이와 함께, 협정 발효 즉시 관세철폐 대상인 자동차 부품이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역으로 미국이 쇠고기 관세철폐 기간을 앞당기는 카드를 제시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한국은 한미 FTA 협상에서 쇠고기 관세철폐 기간을 15년으로 정했었다.
 
이번 쇠고기 추가협상에서 우리 측이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는 대가로 미국 측에 무엇인가를 제공했는지 확실치는 않다. 정부도 아직까지 대가제공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공짜협상'을 한 것인지 아니면 무언가를 지불했는지, 시간이 좀 더 지나봐야 이에 대한 궁금증이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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