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銀, 5년 만에 '보릿고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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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익 감소세 전환 불가피
은행들 '내실경영' 한목소리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지난해까지 4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왔던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이 올해를 기점으로 감소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올 1분기 경영실적만 하더라도 전년 대비 소폭 악화된데 이어 하반기 경기마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실적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각 은행들은 외형경쟁을 자제하고 내실경영에 집중한다는 계획이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     ©서울파이낸스
■'실적잔치' 끝났다
국내 은행들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줄곧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8개 일반은행과 5개 특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5조170억원으로 전년 13조5731억원 대비 1조4439억원 증가했다.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이후 줄곧 상승세를 이어왔다. 카드대란 당시 1조9000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4년 만에 무려 8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는 지난 수년간 지속돼온 전세계적 경제성장 및 주택시장 활황에 따른 영향이 크다.
그러나 지난해 촉발된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는 세계경제에 찬물을 끼얹었고 이는 국내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 수년간 주택대출 확대로 사상최대 이익을 시현해왔던 은행들의 성장세에도 제동이 걸린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은행 당기순이익 15조170억원 가운데 LG카드와 SK네트웍스 등 주식매각 차익 3조4000억원을 제외하면 1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000억원 오히려 줄었다.
사실상 국내은행들의 순이익은 지난해부터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은행의 본질적 수익창출력을 나타내는 구조적 이익률은 지난 2005년 1.63%에서 2006년 1.5%, 2007년에는 1.37%로 하락추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올 1분기에 또 다시 0.01%포인트 하락한 1.36%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상업은행 평균 1.72%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국내은행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도 전년 대비 3조2000억원 줄어든 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6조5000억원과 비교해 절반 수준이다. LG카드 등 특수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약 4000억원 가량 줄었다.
 
▲     © 서울파이낸스

■경영환경 '가시밭길'  
문제는 전문가들로부터 대출자산의 부실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것. 실제로 대출자산을 과도하게 늘려왔던 저축은행업계의 경우 부실화 가능성이 갈수록 점증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금융당국도 향후 경기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국내 은행들의 과당경쟁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창용 금융위 부위원장은 최근 시중은행 리스크담당 부행장들을 만나 대출자산에 대한 건전성 제고를 당부했다.
또 지난 18일 이성태 한은 총재 주재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는 경제 전문가들이 은행들의 외형성장 전략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대출 기업의 수익성 하락은 부실채권 확대로 이어지며, 이는 국내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같은 경기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5월말 기준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중기대출 잔액은 267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8.8% 급증했다.
문제는 대출잔액 증가와 함께 연체율도 따라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하나은행의 중기대출 연체율은 3월말 현재 1.54%로 전분기 대비 0.54%포인트 치솟았으며, 여타 은행들 역시 0.08~0.27%포인트씩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485조3066억원으로 지난 1월 473조6102억원 대비 12조원 가까이 급증했다. 특히 4월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26조6369억원으로 한국은행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 10월 이후 최대치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올 하반기부터 자산건전성을 해칠 수 있는 대출보다 비이자수익을 강화하는 한편, 리스크관리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은행들은 수익성과 건전성 두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외 경기악화가 예상되는 만큼 하반기에는 은행권이 대출경쟁을 자제하고 내실을 강화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형확대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겠다는 은행들의 이같은 입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이후 줄곧 대출경쟁 자제를 촉구했던 금융당국의 경고를 무시해온 은행들이 약속을 지킬지는 두고봐야 알 일"이라며 "불과 수조원으로 리딩뱅크가 갈리는 상황에서 외형확대를 자제한다는 말은 '쇼맨십'에 불과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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