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류, 35개월 만에 최대폭↓
전기·가스·수도는 20%대 유지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지난달 물가 상승률이 14개월 만에 3%대로 내려앉았다. 석유류 가격 하락이 물가 상승률을 끌어내린 가운데 외식 등으로 대표되는 개인서비스 가격이 상승폭을 확대됐다. 전기·가스·수도도 여전히 20%대 상승률을 보였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올랐다. 이는 전월 상승률(4.2%)보다 0.5%p(포인트) 낮은 것으로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것은 지난해 2월(3.7%)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세는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을 받은 지난해 10월(5.7%)과 올해 1월(5.2%)을 제외하면 지난해 7월(6.3%)을 정점으로 둔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3개월 새 1.5%p가 하락했다.
석유류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전체 물가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내리며 3개월째 하락했다. 이는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 2월(-0.05%p)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달 기여도는 -0.90%p로 3월(-0.76%p)보다 감소폭이 더 컸다. 가공식품의 경우 7.9% 올라 전월(9.1%)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농축수산물도 1.0% 올라 전월(3.0%)보다 상승률이 둔화했다. 농산물이 1.1% 올랐고 농산물 중 채소류는 7.1% 올랐다. 축산물은 1.1% 하락해 3개월째 하락했으며 수산물은 6.1% 올랐다.
전기·가스·수도는 23.7% 올랐다. 여전히 20%대의 높은 상승률이지만 전월(28.4%)보다는 상승폭이 둔화했다. 지난달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등이 미뤄지고 지난해 4월 인상에 따른 상승률 차이가 없어진 결과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6.1% 올라 전월(5.8%)보다 상승폭이 확대됐다. 외식이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외식외 개인서비스가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6% 올라 전월(4.8%)보다 상승폭이 둔화했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0%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폭이 커져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