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은행發 공포 재점화···환율, 5개월 만에 1340원 돌파
미 은행發 공포 재점화···환율, 5개월 만에 134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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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6.9원 오른 1339.1원 개장···장중 1340.5원 기록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6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1340원을 돌파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미국 퍼스트리버블릭은행(FRB)의 주가 폭락으로, 극단적 위험회피심리가 부상했기 때문이다. 직후 유로·위안 등 주요국 통화는 일제히 절하됐고, 원화 가치 역시 끌어내려졌다는 분석이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6.9원 오른 달러당 1339.1원에 개장했다. 이후 장초반 급격한 상승세를 보이며 9시 13분경 1340원을 돌파했다. 환율이 장중 1340원을 넘긴 것은 지난해 11월 29일(장중 1342원)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이날 환율 상승의 주재료는 재점화된 미국 은행 불안감이다. 전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퍼스트리버블릭은행(FRB)의 주가는 전 거래일 보다 50%가량 급락한 8.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월 고점(약 148달러) 대비 95%가량 축소됐다.

FRB의 주가 급락은 1분기 실적보고서에서 비롯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FRB의 예금 보유액은 1045억달러(약 140조원)로, 전년 말 대비 40.8%(720억달러)나 급감했다. 앞서 미국 대형은행 11곳이 300억 달러를 예치하지 않았다면, 예금 이탈 규모만 1000억달러를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FRB가 최대 1000억달러 규모의 보유자산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며 주가가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해당 보도 이후 미국 은행주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전일 뉴욕증시에서 웰스파고,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의 주가가 2%대 하락세를 보였고, 웨스턴얼라이언스 은행과 팩웨스트은행의 주가는 각각 5%, 8% 이상 하락했다.

이에 극단적 위험회피심리가 부상했다. 전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1.02% 내린 3만3530.83으로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일 대비 1.58% 하락했으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1.98%나 떨어졌다.

직후 미국채 2년물 입찰에서 높은 수요가 확인되며,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3.27% 하락한 3.9544%로 마감했다. 미국채 10년물 금리도 3.3996%로 2.59% 하락했다.

미국 경기지표 역시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전일 발표된 컨퍼런스보드 4월 소비자신뢰지수가 101.3으로 예상치(104)를 크게 하회했기 때문이다. 특히 4월 단기 기대지수가 68.1로 전월(74) 대비 크게 하락하는 등 금융안정 불안감이 확대되며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직후 전일 100.9선까지 떨어진 달러인덱스는 101.5선을 회복했다. 반면 달러 대비 위험통화로 분류되는 유로, 파운드, 호주달러, 위안화 등이 일제히 절하됐다. 특히 위안화의 경우 달러당 6.9327위안까지 절하되며, 원화 가치 하락에 크게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밤사이 FRB 주가 급락이 위험자산 투심을 경색시키면서 안전통화 랠리가 확인됐다"며 "여기에 위안화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원화는 위험통화와 위안화 프록시 통화 양쪽에서 약세 압력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오늘 환율은 극단적인 리스크 오프 분위기가 유발한 강달러, 위안화 약세 랠리에 1350원 테스트를 위한 교두보 마련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다만 월말 수출업체 네고, 본격적인 당국 미세조정에 대한 부담은 상단을 경직시킨다.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이겠지만, 1330원 후반 중심으로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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