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증권업 진출하나?
롯데그룹, 증권업 진출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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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한 바 없다" 일축불구 진출설 '모락모락'
롯데건설 IPO로 실탄 확보..."산업자본 부담"

[서울파이낸스 박선현 기자]<sunhyun@seoulfn.com>롯데그룹이 코스모투자자문사를 인수키로 결정하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롯데그룹의 증권업 진출이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증권업 관계자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증권업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카드, 손해보험, 자산운용 등의 금융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롯데그룹의 증권업 진출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카드·손보·자산운용 포트폴리오 완성, “증권만 빠졌네?”
롯데그룹은 지난 9일 국내 최대 투자자문사인 코스모투자자문 지분의 50%이상을 매입한 뒤 자산운용사로 전환, 일본자산운용용사 스팍스 그룹과 공동 경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롯데손보를 출범 시킨지 불과 2달 만의 행보인지라 그룹차원에서 금융지주사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마저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얼마전 계열사인 롯데건설이 상장 적격심사를 받으면서 증권사 인수에 대한 ‘실탄’은 확보됐다는 것도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보수적 성격의 신격호 회장과는 달리 신동빈 부회장이 경영승계를 받은 이후 그룹차원에서 M&A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라며 “과거 신동빈 회장이 노무라 증권에 몸담은 것도 향후 증권사 인수가 가시화될 것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동빈 부회장은 1995년 롯데그룹 계열의 여신전문금융회사인 롯데캐피탈을 설립했고 2002년에는 동양카드 인수에 힘을 쏟았다. 또, 지난해 말에는 대한화재를 인수, 올 4월 롯데손보를 출범시켰다.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롯대손보까지 현재 롯데그룹의 금융업 자산규모는 6조원이 넘는다. 금융지주사 설립에 의견이 힘을 얻는 대목이다. 또, 지난 CJ투자자증권 매각에 롯데그룹은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 10일에는 대신증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며 이러한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그러나, 롯데 그룹 측은 “금융지주사 설립은 물론 증권업 진출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라고 부인했다. 

■꼬여만 가는 금융당국의 '증권업 과제'
롯데그룹의 증권업 진출에 대한 시장의 시각은 그리 곱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산업자본에 대한 증권업 침범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증권업에 대한 당국의 의도가 계속해서 꼬여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증권사 간 경쟁 촉진과 대형화를 통해 국내 증권 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방편으로 증권업 허가 문턱을 대폭 낮췄다. 중소형 증권사들의 M&A를 통해 증권사 몸값은 낮추겠다는 시도였다. 헌데, 현 상황을 살펴보면 당국의 당초 의도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까지 증권사의 M&A는 전무하며 증권사 몸값은 날이 갈수록 치솟고 있다.

실제로 현대가는 3개의 증권사를 거느리고 있다. HMC투자증권(전 현대차IB증권)과 현대증권은 사명을 놓고 날선 대립을 경험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도 여기에 가담하고 있어 현대가의 증권가 경쟁이 벌써부터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서 일어야 할 논란들이 산업계로 전이됐다”라며 비판했다.

증권업 관계자들은 단기적인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산업과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증권업은 그 성질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돈이 되는 시장이라는 인식으로 일단 진입부터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문제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금융당국에게도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진입장벽을 낮출 때에도 증권시장의 산업자본 유입에 대해 시장에서 우려가 많았다”라며 “산업과 금융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산업계도 문제지만 이같은 행보를 지켜보고만 있는 금융당국도 문제”라며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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