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은행계 '웃고' 非은행계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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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銀도 판도변화 주시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제2금융권이 술렁이고 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은행이 캐피탈사등의 자회사를 통해 연 20~30% 고금리 대출상품 판매를 허용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은행권 캐피탈사들은 영업 네트워크가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반면 비은행계 캐피탈사들은 단순히 영업 네트워크가 늘었다고 그것이 실제 영업력으로 연결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 역시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서민금융 활성화 방안으로 은행에 서민금융대출을 허용한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다.

■우리·기은, 은행 연계 상품 이달 말 선보여
앞으로 은행들은 은행 자체 대출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고객들에게 캐피탈과 저축은행 등 자회사의 대출상품을 대신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서민금융시장의 금리인하 및 서민금융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특히 20~30%대 대출 상품의 금리 공백이 보완돼 사금융시장의 폐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금융위의 조치에 서민금융진출 방안을 모색해 왔던 은행들은 반가움을 표시했다. 자회사인 캐피탈 및 저축은행 등을 통해 서민금융시장에 적극 나서겠다는 것. 은행계 캐피탈사들도 "그동안 공백이 있었던 20~30%대 대출 상품들이 활성화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은행계 캐피탈의 역할이 중요해졌다"며 반색하고 나섰다.
현재 은행계 캐피탈사는 신한은행의 신한캐피탈, 우리은행의 우리파이낸셜, 하나은행의 하나캐피탈, 기업은행의 기은캐피탈 등 이다. 하나캐피탈은 지난 2월 '미니론'을 출시했고 우리파이낸셜은 지난 5월'우리모두론'을 출시한 바 있다. 우리캐피탈은 이 달중 은행과 연계한 소액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은캐피탈도 이 달말 소액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우리은행의 경우 이르면 다음 주 중 900여개의 영업점에서 우리모두론을 판매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은행계 캐피탈사들이 소액신용대출보다는 기업금융이나 리스 상품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서민금융 대출시장에서 제 역할을 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은행계 캐피탈사의 한 관계자는 "사실 소액신용대출시장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돼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은행에서도 적극적이고 캐피탈사들도 좋은 기회로 여기고 있기 때문에 곧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 뿐만 아니라 지주사 산하의 지방은행이나 증권사까지 영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결국 서민금융시장의 중심은 은행계 캐피탈사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실제로 캐피탈사들이 은행의 영업망을 활용할 경우 지점이 많지 않은 은행계 캐피탈사들이 큰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뚜껑 열어봐야 알 수 있는 것"
비은행계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은 이번 조치가 서민금융시장에 판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내심 경계하고 있다. 비은행계 캐피탈사의 한 관계자는 "단순히 영업망이 확대 됐다고 해서 소액신용대출시장을 주도해 나갈 수는 없다"며 "또한 대부분의 신용대출이 대출모집인 통해 이뤄지고 있어 판매 영업망 확대로 극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액신용대출은 리스크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그에 따른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그동안 경험을 통해 쌓인 노하우를 갖고 있는 캐피탈사들을 제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러나 막상 은행의 막대한 지점 수를 고려하면 상황은 그리 만만해 보이지 않는다. 이에 금융권에서도 비은행캐피탈사들이 소액신용대출 시장에서 더 이상 성장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란 지적이다. 저축은행 역시 고민이다. 가뜩이나 경쟁이 심한 서민금융시장에 은행까지 가세해 저축은행의 영업환경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란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서민금융이라고 저축은행을 만들어 놓고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은행에 소액신용대출 시장을 열어준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은행과의 경쟁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오랫동안 소액신용대출을 해왔기 때문에 그 기반이 탄탄하다"며 "고객의 요구에 맞는 상품을 제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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