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 급증' 카드업계, 고객패널 모시기 안간힘···효과 '반신반의'
'민원 급증' 카드업계, 고객패널 모시기 안간힘···효과 '반신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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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8곳 고객패널 모집···다양한 목소리 청취
폭증한 민원, 다변화된 니즈 등 필요성 확대
지난 2월 17일 을지로 하나카드 본사 사옥에서 '2023년 하나카드 제 7기 고객 패널 발대식'이 진행됐다. (사진=하나카드)
지난 2월 17일 을지로 하나카드 본사 사옥에서 '2023년 하나카드 제 7기 고객 패널 발대식'이 진행됐다. (사진=하나카드)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들이 고객패널 모시기 경쟁에 한창이다. 최근 민원이 크게 증가한 데다, 연령·성향별로 고객 니즈가 다변화된 만큼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수렴하겠다는 의도다.

다만 패널 선정·운영 과정이 불투명한데다, 일부 문제점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패널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재 카드사 8곳이 올해 활동할 고객패널을 모집을 완료했거나 모집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패널제도는 고객이 특정 회사의 상품·서비스를 직접 체험하고, 고객 관점의 개선사항과 새로운 아이디어 등을 제언하는 제도다. 카드사는 해당 의견과 아이디어를 수렴해, 신상품 출시를 비롯한 경영전반에 반영하게 된다.

신한카드의 경우 가장 먼저 고객패널 선정을 완료하고, 지난 2월 발대식을 개최했다. 신한카드의 패널은 금융경험이 많은 '전문자문단' 20명, 20·30세대로 구성된 'MZ플레이어' 20명, 다양한 고객군의 '온라인 서포터즈' 3000명으로 구성했다. 이는 업계 최대 규모로, 각각 고객체험 리포트, SNS 리뷰활동, 온라인 설문조사 등에 참여하게 된다.

현재 패널 모집이 진행 중인 KB국민카드 역시 고객패널 외에도 설문조사를 담당할 500명의 온라인 패널을 선정할 예정이다.

삼성카드 역시 패널 모집을 완료하고, 지난달 간담회를 실시했다. 해당 간담회에는 금융당국의 소통반과 삼성카드 소비자보호담당 임직원들이 참석해 소비자들의 질의응답과 토론이 진행됐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를 위한 '찾아가는 서비스' 도입 등이 심도 있게 다뤄졌다.

현대·하나카드 역시 고객패널 선정을 완료했다. 양사 모두 20대부터 5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와 다양한 직업을 가진 고객 15명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롯데·우리카드의 경우 60세 이상 고령자와 외국인 등 금융취약계층을 패널로 우선 선발해, 소비자보호 활동에 무게를 실었다.

BC카드의 경우 고객의견을 업무에 반영하는데 적극적이다. 이전 고객패널로부터 1600여건의 아이디어를 발굴했으며, 이 중 300여건의 아이디어를 비즈니스 전반에 적용한 상태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고객패널 제도에 적극적인 이유는 고객들의 눈높이가 예전과 달라져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국내 7개 전업카드사에 대한 민원은 1870건으로 3분기(1087건) 대비 72%나 급증했다.

이 중 신한카드의 민원은 489건에 달했으며, 삼성카드의 민원건수는 277건으로 125.3%나 폭증했다. 타사 역시 50~80% 내외의 높은 민원 증가세를 보였다.

민원사유로는 기타부문(721건)을 제외하면 제도(568건)의 민원건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해 말 조달금리 상승 여파 등에 카드사들이 이용한도를 크게 줄인 영향이다. 이를 해소하고자 고객패널 제도를 활성화 시켰다는 분석이다.

한 업권 관계자는 "특정 상품·서비스에 대한 회사 내 시선과 고객 관점은 다를 수 있다. 패널제도는 이 간격을 좁히는데 큰 도움을 준다"며 "특히 고객들의 니즈가 연령·직업·성향에 따라 천차만별인 가운데, 실무자가 고객 피드백을 직접 듣고 반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이점이다"고 설명했다.

패널 제도가 카드사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을 준다는 의견도 있다.

또 다른 업권 관계자는 "고객 의견이 반영되는 경험을 통해, 상품·서비스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일체감을 줄 수 있다"며 "핀테크 등 업권 경쟁도가 높아진 가운데, 이른바 '충성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패널제도는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고객패널 제도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최근 민원이 크게 증가한 반면, 고객패널제도는 홍보나 상품 아이디어 제언 등에 초점이 맞춰졌다"며 "특히 갑작스런 한도축소 등 이전부터 반복된 민원사유가 많은데, 줄어들고 있지 않다. 고객패널이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고객패널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제언이나 불만사항들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특히 민원인 중 고객패널을 선정하거나, 민원인 대상 간담회 등을 통해 카드사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를 보여준다면 고객 불만 등이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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