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재점화·산유국 감산, 환율 14.6원↑·1316.5원 마감
미중 갈등 재점화·산유국 감산, 환율 14.6원↑·1316.5원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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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인덱스 102.6선
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됐다.(사진=연합뉴스)
3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됐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16원을 돌파하며, 약 한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중 갈등이 불거진 데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소식 등이 겹치며 달러 강세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4.6원 오른 달러당 1316.5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 지난달 10일(1324.2원) 이후 약 한달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 상승의 주재료는 고조된 미·중 갈등과 달러 강세 흐름이다. 앞서 지난 31일 일본 정부는 첨단반도체 제조 장비 23개 품목에 대해 오는 7월 수출 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중국 기업에 대한 첨단반도체 제조 장비 판매 등을 금지한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동참했다는 평이다. 일본 정부가 직접적으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군사 목적의 사용을 방지하겠다"고 밝힌 것이 근거다.

중국도 즉각 반발했다. 같은날 중국 인터넷안보 심사판공실은 미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대한 인터넷 안보 심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중국이 외국 반도체사에 사이버 안보 심사를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제재에 중국 반도체 시장이 고립된 것에 대한 일종의 맞불 작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미중 갈등이 불거지면서 지난주 101.78선까지 하락했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2.61선까지 반등했다.

반면 중국 위안화는 지난 31일 달러당 6.85위안선에서 현재 6.887위안까지 절하됐다. 특히 3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51.9로 전월(52.6) 대비 소폭 하락하는 등 경기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위안화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이에 위안화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불리는 원화 가치 역시 크게 하락했다. 또한 유로·달러 환율이 1.081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이 1.229달러선까지 떨어지는 등 주요국 통화 역시 약세를 보이며 달러 가치를 밀어 올렸다는 분석이다.

국제유가 상승 전망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2일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가 일일 116만배럴의 깜짝 감산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물가 안정세의 주재료로 소화된 유가가 반등할 것으로 전망되자, 연준의 긴축 가능성이 재점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시장 참여자의 61.2%가 5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 31일 대비 12.8%포인트나 상승한 전망치다.

이렇듯 달러 강세 흐름이 짙어지자 국내 증시 역시 영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472.34로 전장 대비 0.18% 하락 마감했으며,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1551억원을 팔아치웠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반도체를 타깃으로 미국과 중국의 경제적 이해관계가 부딪히며, 위안화를 중심으로 원화·호주 달러 등 주요 프록시 통화의 동반 약세가 커졌다"며 "여기에 결제수요가 하단을 지지하면서 역외를 중심으로 한 롱심리 회복을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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