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화된 긴축 경계심에 강달러 '숨고르기'···환율, 1290원대 마감
완화된 긴축 경계심에 강달러 '숨고르기'···환율, 1290원대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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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4.7원 내린 1296.9원···4거래일 연속 하락
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6거래일 만에 1200원대로 마감했다. 최근 불거진 '빅스텝(0.5%p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불식하면서 긴축 경계심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로화 강세 등이 더해지자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4.7원 내린 달러당 1296.9원에 마감했다. 이는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으로, 1200원대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달 23일(1297.1원) 이후 6거래일 만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3.6원 내린 달러당 1298.0원에 개장해 9시 10분경 1294.2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환율은 1290원 후반을 중심으로 등락했다. 오전 중 고점으로 1300.1원을, 마감 직전 저점으로 1293.8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 하락한 주된 이유는 미 연준의 긴축 경계심의 완화 때문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연준은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공급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중반 이후 인플레이션이 둔화됐다"며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같은 날 미 공급관리협회(ISM)는 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5.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예상치(54.3)를 웃돌지만, 전월(55.2)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해당 지수가 하락할수록, 업권 경기가 위축세임을 뜻한다. 또한 가격 지수가 65.6으로 전월 대비 2.2%포인트 하락하는 등 물가 상승 압력을 완화됐다.

여기에 지난주 연준의 중도파로 분류되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0.2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고 발언하며, 그간 매파 인사들에 의해 불거진 빅스텝 가능성에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에 시장내 연준의 긴축 경계감이 완화됐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시장참여자 75.3%가 이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3일 대비 3.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또한 43.2%(7월 기준)가 최종금리 수준을 5.25~5.5%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3일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4.8565%로 전장 대비 0.58% 하락했으며, 달러인덱스는 지난주 105.1선에서 현재 104.47선까지 하락했다.

유로화와 위안화의 강세도 영향을 미쳤다.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주 1.059달러선에서 이날 1.064달러선까지 반등했다. 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CPI)가 전년 대비 8.5% 상승하며, 시장전망치(8.2%)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이에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이달 ECB 이사회에서 0.5%포인트 금리인상을 시사했으며, 주요 투자은행들은 ECB의 최종금리 수준을 4%까지 상향조정했다. 이는 유로 강세 압력으로 소화됐다.

위안화 강세 전환 가능성도 원화 가치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일 중국 최대 정치 이벤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돌입한 가운데,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로 5% 안팎을 제시하며 강력한 경기부양의지를 천명했기 때문이다. 다만 위안화는 달러당 6.9139위안을 기록하며 뚜렷한 강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

김승혁 NH선물연구원은 "전일 연준의 반기 통화정책 보고서를 통해 시장은 연준이 지금의 금리수준을 제약적으로 해석한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며 "여기에 고용지표 발표 등 큰 이벤트를 앞두고 쉬어가는 장세가 나타난 가운데, 그간 매파적 배팅에 대한 되돌림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이날 외국인 순매수 등이 유입되며 하락세가 나타났지만, 수입업체의 저가매수성 하단 결제 수요는 하단을 지지했다"며 "이번 주 주요 이벤트 전까지 제한적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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