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긴축 장기화 공포에···환율 1320원대 복귀·연고점 경신
美 긴축 장기화 공포에···환율 1320원대 복귀·연고점 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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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8.2원 오른 1323.0원 마감···석달 만에 최고치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하루 새 18원 넘게 상승하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둔화되고 있던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돌연 반등했기 때문이다. 시장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최종금리로 5.75%를 거론하고 있으며,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달러 인덱스가 105선을 돌파하는 등 달러 초강세 흐름이 다시 나타났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18.2원 오른 달러당 1323.0원에 마감했다. 이는 종가기준 지난해 11월 29일(1326.6원) 이후 약 석달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10.2원 오른 달러당 1315.0원에 개장해, 해당 구간에서 등락했다. 오전 11시 30분을 기점으로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으며, 오후 12시 40분쯤 1320원을 돌파했다. 마감 직전에는 1323.5원을 기록하며,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환율이 이날 폭등한 이유는 반등한 물가와,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 때문이다. 지난 24일 공개된 1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와 근원 PCE 지수가 전월 대비 0.6%씩 상승하며, 시장전망치(0.5%, 0.4%)를 상회했다.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연준이 통화정책 결정에 참고하는 주요지표로도 알려진 PCE 지수가 예상 밖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또한 24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 중간값 역시 4.1%로 전월(3.9%) 대비 상승했으며,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9%로 유지됐다.

반면, 소비지표는 견조한 흐름을 기록했다. 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67로 예비치 대비 0.6%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67.2)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다. 또한 1월 신규주택판매가 전월 대비 7.2% 증가한 67만채로, 시장 예상치(62만채)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연준의 고강도 긴축에도 민간소비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로, 추가 금리인상을 지지하는 재료로 소화됐다.

이로 인해 지난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언급한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세 둔화)' 가능성은 시장에서 배제됐다. 또한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 등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며, 연준의 긴축이 장기화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다음달 연준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27.7%로, 전거래일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최종금리가 5.5~5.75%일 가능성도 32.5%로 일주일 전과 비교해 14%포인트나 상승하는 등 긴축 전망이 대체로 강화됐다. 금리인하 시점 전망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긴축 경계심이 치솟자 위험선호심리가 시장을 지배했다. 지난주 금요일 뉴욕증시 3대지수는 1.02~1.69% 하락했으며, 미국채 2년물, 10년물 금리는 각각 2.47%, 1.71%씩 상승했다. 또한 달러인덱스는 지지선으로 여겨졌던 105선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다. 한동안 사라졌던 '킹달러'의 귀환이다.

 아시아 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966위안을 기록했고, 엔화는 136엔을 돌파했다.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0.87% 하락한 2402.64로 마감했으며,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은 3249억원, 기관 4199억원을 순매도하는 등 원화 약세의 여파가 나타났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1월 PCE 물가가 높아진 시장 눈높이를 뛰어 넘었다. 연준 추가 금리인상과 제약적 통화정책 장기화 우려가 재점화됐다"며 "국채금리 급등은 달러 지지 요인으로 작용했고, 그 결과 아시아장에서 원화를 필두로 한 위험통화와 신흥국 통화 타격이 불가피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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