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특별성과급'에 그룹 계열사 노조 "똑같이 달라"
현대차·기아 '특별성과급'에 그룹 계열사 노조 "똑같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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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아이오닉5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서울파이낸스 권진욱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것에 대해 전 직원에게 '400만원+주식'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자, 그룹 내 다른 계열사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하청업체 28개사 노동자가 소속된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비정규직지회는 공장의 모든 비정규직 근로자에 특별성과급을 지급하라고 현대차에 요구하고 있다.

지난 17일 현대차·기아 사장은 "현대차 직원은 400만원+주식 10주, 기아 직원은 400만원+주식 24주를 다음달 2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실적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노조가 임단협에서 정한 성과급 외에 추가 특별성과급을 요구했고, 회사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성과급 외에 추가로 특별성과급을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러자 현대차 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특별성과급을 요구하고 나섰다. 핵심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 노조는 그룹의 특별격려금 300만원 지급안을 반대하며 "우리도 똑같이 (특별성과급을) 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관철시키기 위해 노조 간부 3명은 지난 17일부터 나흘째 본사에서 사장실 점거도 불사하겠다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다른 계열사인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 직원들도 현대차와 기아에만 특별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에 반발했다. 두 회사 노조는 창원 본사 앞에서 현대차·기아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기도 했다. 두 회사는 지난 17일 각각 '특별포상금'과 '특별격려금' 명목으로 300만원을 지급받았다. 

특히 현대모비스 노조는 '2사 1노조' 원칙을 지키라고 주장하고 있다. 2사 1노조 원칙은 현대모비스 노조가 현대차지부에 속해 있어 현대차에서 임금, 성과급 등 단체협상이 타결되면 현대모비스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00년 현대모비스가 설립될 때 일부 현대차 직원이 현대모비스로 옮기면서 불이익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원칙이다. 

그룹 측은 "현대차·기아는 성과가 있어서 주는 '특별성과급'이고, 현대모비스는 50조원 넘는 매출을 달성한 노력을 격려하기 위한 '특별격려금'을 지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별성과급과 특별격려금은 지급 성격이 달라 동일하게 적용할 수 없다는 게 그룹 측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성과급과 격려금은 노조와 협상을 통해 그룹 경영진이 성과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원칙 아래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격려금에 대한 다른 계열사 노조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데, 좋은 의도가 변질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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