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인플레이션 낙관론에 8거래일만에 하락 마감
원·달러 환율, 인플레이션 낙관론에 8거래일만에 하락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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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269.4원···7.9원↓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이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원·달러 환율이 8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고용 서프라이즈로 촉발된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득 둔화 전망에 약화되며 인플레이션 낙관론을 자극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위안화 약세가 진정되면서 위험선호심리가 회복됐고, 환율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7.9원 내린 달러당 1269.4원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2일(1220.3원, 11원 하락) 이후 8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이다.

이날 환율은 전장 대비 4.3원 내린 달러당 1273.0원에 개장해, 1270원 초반대를 횡보했다. 이후 오전 11시 18분 경 1269원대로 하락해 1260원 후반대에서 등락했으며, 1266.7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해당 하락세의 주재료는 완화된 인플레이션 압력과, 위안화 약세의 진정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의 1월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 소득증가율이 3.3%로 전월 대비 1.3%포인트나 급감했다. 이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감소폭이다. 기대 지출증가율도 5.7%로 0.2%포인트 하락했다.

또한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이는 2021년 7월 이후 최저치다. 3년 기대 인플레는 2.7%로 0.3%포인트 하락했다.

주목할 점은 해당 지표가 최근 환율 상승세를 견인한 고용발 인플레이션 우려와 정반대라는 점이다. 지난달 비농업 신규고용은 51만7000명으로, 시장 예상치(18만5000명)를 세배 가량 상회했다.

통상 높은 고용률은 임금과 소비 증가로 이어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한다. 이에 지난해 12월 기준 6.5%까지 둔화된 물가가 반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대됐고, 연준의 최종금리 전망도 상단 기준 5~5.25%에서 5.25~5.5%로 높아졌다.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도 12월로 미뤄지는 등 연준의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전일 뉴욕 연은이 발표한 지표들을 놓고 시장은 임금과 물가간 연결고리가 완화됐다고 해석했다. 특히 뉴욕증시는 CPI 부담에서 벗어나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위험선호 심리가 회복됐다. 뉴욕 3대지수는 전장 대비 1.11~1.48%씩 상승 마감했으며, 달러화 지수는 103.7선에서 103까지 후퇴했다.

위안화의 반등 역시 환율을 끌어내렸다. 달러당 위안화 가치는 전일 6.83위안에서 현재 6.81위안까지 절상했다.

외신에 따르면 이번주 17일부터 사흘간 독일에서 열리는 뮌헨안보회의(MSC)에 중국 외교 최고 사령탑인 왕이 주임과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참석한다. 이들의 회담이 성사되면, 정찰 풍선 사건 이후 양국 고위 외교 관계자들의 첫 대면회담이 된다. 이는 정찰풍선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이 해소될 것이란 기대감을 촉발시켰고, 위안화 약세를 진정시킨 것으로 보인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미국 소득 전망이 큰 폭으로 둔화되고 기대 인플레가 원상태를 유지했다는 점은 긴축 우려를 완화했다"며 "매파적 뷰에 기반한 롱포지션이 일부 청산되는 과정에서 원 매수, 달러 매도 흐름이 연출돼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중국 신규주택판매의 2주 연속 증가하는 등 정부 지원책이 점차 효과를 나타낸다는 기대심리가 나타났다. 또한 G2갈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 압력이 진정될 것이란 가능성은 환율 하락압력을 고조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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