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뚜기·종근당건강, 유아인과 결별 수순 밟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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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 불거져 광고 모델 계약 해지 검토
7일 카카오톡 선물하기 채널에 올라온 아임비타 홍보물(왼쪽)과 10일 바뀐 이미지 (사진=카카오톡 선물하기 갈무리)
7일 카카오톡 선물하기 채널에 올라온 아임비타 홍보물(왼쪽)과 10일 바뀐 이미지 (사진=카카오톡 선물하기 갈무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배우 유아인씨의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가 불거지자 그를 모델로 기용했던 국내 유통기업들이 유씨 지우기 수순을 밟고 있다. 유씨를 얼굴로 내세웠던 기업들은 대부분 계약을 맺은지 1년도 채 되지 않았지만, 줄줄이 광고에서 그의 사진을 지우거나 관련 동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들은 광고 계약 해지 여부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사안이라 수사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10일 서울파이낸스 취재를 종합하면, 종근당홀딩스의 건강기능식품 전문 자회사 종근당건강은 비타민 브랜드 아임비타가 입점한 카카오톡 선물하기 채널에서 유씨 광고 사진을 모두 지웠다. 7일까지만 해도 종근당건강은 아임비타 판매 상품 대부분에 광고 모델인 유씨 얼굴을 삽입했지만, 다음날 투약 문제가 터지자 제품 사진만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종근당건강은 지난해 10월 아임비타 새 모델로 유씨를 발탁한 뒤 TV 광고를 내보내며, 프리미엄 비타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번 문제가 발생하면서 유씨를 앞세운 마케팅에 거리를 두는 셈이다. 

유씨를 모델로 발탁했던 패션·식품업체에서도 협업 광고 영상을 모두 내렸다. 지난해 5월 짜장라면 짜슐랭의 모델로 유씨를 기용했던 오뚜기도 라면 조리법을 알려주는 내용의 광고를 수차례 선보였으나, 관련 영상은 현재 유튜브에서 모두 비공개로 전환됐다. 당시 유씨를 신규 모델로 발탁한 뒤 선보였던 해당 영상은 1달 만에 100만 조회수를 넘기며 인기를 끈 바 있다. 다만, 오뚜기와 유씨 간 계약은 지난해 10월 끝났다. 

패션 전문 온라인쇼핑몰 무신사 역시 유씨 모습을 딴 가상 인간 모델 '무아인(무신사+배우 유아인)'을 제작할 만큼 마케팅에 공을 들여왔지만, 최근 무아인 광고 영상을 유튜브에서 비공개로 바꿨다. 무신사는 지난해 하반기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287평 규모로 문을 연 플래그십 무신사 스탠다드 강남 입구 전면에 무아인 광고를 배치하고, TV 광고를 방영할 만큼 유씨를 앞세운 오프라인 사업 홍보에 힘을 쏟았다. 

짜장라면 짜슐랭의 모델 유아인씨 유튜브 광고 영상이 9일 비공개로 전환됐다. (사진=유튜브 캡처) 

이들 기업은 유씨와의 광고 계약을 계속 이어갈지 조심스런 입장이다. 유씨의 개인적인 문제인 만큼 계약상의 책임이 광고주로 쏠리진 않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있을 수 있어서다. 일단 기업들은 공식 입장을 보류하고,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지켜본 뒤 판단한다는 계획이다. 종근당건강 측은 "계약 기간은 계약상 이유로 서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계약 해지까지 말하기는 이르지만, 일단 수사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개 광고주들은 모델과 관련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브랜드에 부정적인 사안이라면 손해를 입더라도 계약을 해지한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인사는 "약속했던 모델 활동 기간을 비롯한 계약 내용을 따져봐야 한다"면서도 "앞으로의 브랜드 모델로서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

한편, 유씨는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의료 외 목적으로 프로포폴을 상습 처방받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8∼9일 강남구와 용산구 일대 병·의원을 압수수색해 관련 의료 기록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씨를 포함한 총 51명이 프로포폴을 오·남용한 것으로 파악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유씨 소속사 UAA는 8일 입장문을 내고 "유씨는 최근 프로포폴 관련해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와 관련한 모든 조사에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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