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잊었나?"…대기업들 또 '문어발 확장'
"외환위기 잊었나?"…대기업들 또 '문어발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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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계열사 3년새 27% 증가…일부 부채급증 '적신호'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외환위기' 악몽이 얼마나 지났다고 또 문어발 확장인가? 외환위기 이후 핵심사업 위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대기업들이 최근 들어 계열사와 자산규모를 크게 늘리면서 '문어발 확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쟁을 위해서는 소수 주력업종에 대한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시급한데도, 다시 과거의 그릇된 경영관행이 되살아 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대기업의 경우 대형 인수합병(M&A)을 통해 계열사를 불리는 과정에서 부채비율이 급증했다. 경영의 적신호다. 만약, 글로벌 경기가 급격히 둔화될 경우 금융부담으로 인한 경영 악화로 또 다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일부 중견기업들이 과도한 사업확장으로 자금난을 겪는 등 벌써 그 조짐이 엿보이고 있다. 

1일 대기업 전문 분석기관인 '재벌닷컴'이 국내 30대 그룹(일반자산총액 기준) 계열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5년 3월과 올해 3월 분기보고서 및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30대 그룹의 계열사 수는 지난 3년간 664개에서 843개로 27%(179개) 증가했다. 또, 30대 그룹 계열사의 전체 자산총액 규모는 2005년 3월 말 644조122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918조5170억원으로 42.6%, 부채총액은 403조4420억원에서 556조7360억원으로 38% 각각 늘어났다. 

조사대상 30개 기업 중 무려 26개 그룹이 모두 계열사가 늘어났으며, 특히 부채총액이 급증한 그룹도 상당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 대한통운 등 초대형 M&A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18개였던 계열사가 52개로 3년 새 무려 3배 가까이 급증, 30대 그룹 중 계열사 늘리기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호아시아나는 계열사가 늘면서 자산총액이 111.4% 증가했으나 M&A 자금의 상당부분을 부채에 의존하면서 같은 기간 부채총액도 96.4%나 급증했다. 3월 말 현재 그룹 전체 부채비율이 229%에 달한다.

또, CJ그룹은 48개였던 계열사가 66개로 늘면서 자산총액이 71.2% 증가했으나 부채총액 증가율이 이보다 높은 79.2%에 달했다. 효성그룹 역시 계열사가 16개에서 30개로 늘면서 자산총액은 39.8% 증가했으나 부채총액은 이보다 많은 55.2% 늘어났다.

특히, 이랜드그룹의 경우 12개던 계열사가 19개로 늘면서 자산총액이 99.2%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부채총액은 145.7%나 급증했다. 이로써, 그룹 전체 부채비율이 174%에서 360%로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이 밖에 GS, 동부, 두산, 현대, 대림, 대한전선, 현대산업개발, 하이트맥주 등도 부채총액 증가율이 자산총액 증가율을 앞질렀다. 상당수 대기업들이 빚을 내 덩치키우기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반면, 내실경영을 하는 곳도 있다.
삼성, LG는 각각 3개와 2개씩 계열사가 줄었고, KCC와 부영은 3년 전과 같았다. 
특히, LG의 경우 자산총액이 11.5% 증가했음에도 부채규모는 오히려 6.5%나 감소했다. 하나로통신 등을 인수한 SK도 계열사가 14개나 증가해 자산총액이 40.1% 불어났지만 부채총액은 15.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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