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자금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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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그룹 3000억원 자산매각 서둘러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 유진기업하이마트 인수를 두고 나온 얘기다.

유진그룹은 올 1월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유진하이마트홀딩스(SPC)를 설립했다. 유진기업, 고려시멘트, 기초소재 등이 출자한 SPC는 하이마트를 기존 최대주주인 코리아CE홀딩스로부터 총 1조9500억원(지분 69%)에 사들였다. 이 M&A는 유진그룹을 단숨에 매출 기준 재계 30위권으로 끌어올렸다.

시장도 좋게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10일 하이마트 지분 인수를 발표했을 당시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는 등 분위기가 좋았다.

그러나 축제는 잠시. 곧 ‘유동성 위기’란 말이 나왔다.

유진그룹이 하이마트 인수를 위해 쏟아 부은 자체 자금은 6000억원. SPC는 3000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 이는 신한은행농협이 매입했다. 그러고도 모자라 나머지 1조1000억원은 SPC가 금융권으로부터 차입했다.

이 과정에서 유진기업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SPC 지분과 SPC가 보유하고 있는 하이마트 지분 외에도 계열사 주식(유진투자증권 21.1%, 고려시멘트 16.7%, 기초소재 94.3%)을 담보로 걸고 SPC 채무를 보증했다. SPC가 차입금을 갚지 못할 경우 관련 주식들이 고스란히 채권자에게 넘어가는 구조다. 그뿐인가. 채무보증을 선 유진기업의 잠재적 재무위험도가 크게 증가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자체 자금 6000억원조차 유진그룹이 고스란히 손에 들고 있던 현금은 아니었다. 특히 그룹 주력사로 SPC 지분의 80% 이상을 갖고 있는 유진기업이 6000억원 중 상당액을 차입금으로 충당했다. 결과적으로 유진기업의 총 차입금은 2008년 3월 말 현재 6346억원으로 증가했다.

앞으로도 연간 400억원 이상의 금융비용이 발생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유진기업에서 문제로 보이는 내용은 단기차입금 상황이다. 지난해 말 990억원에 불과하던 유진기업의 단기차입금은 4820억원으로 5배가량 급증했다.

이와 관련 한국기업평가는 유진기업이 3월 말 기준 현금성자산 1081억원과 매도가능증권 403억원, 보유토지 1228억원 등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 융통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매년 4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이자비용이 문제란 판단을 내린다.

이런 이유로 한기평은 최근 유진기업을 비롯해 기초소재, 고려시멘트의 신용등급을 ‘BBB-’로, 신용등급전망을 모두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박성규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BBB-는 투기등급 바로 위로 실제 투자가 가능한 가장 낮은 신용도의 채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부채부담 이유로 채권신뢰도 하락세
시장에서 계속 유진그룹 유동성 문제를 지적하는 얘기가 나돌면서 유진그룹은 최근 부랴부랴 자구책을 마련했다.

유진그룹은 유진기업을 중심으로 시멘트자회사인 고려시멘트 및 기초소재 등 3개사 합병을 진행했다.

5월 15일 3사 간 합병이사회 결의를 거쳐 8월 1일부로 합병을 완료하고 그 과정에서 금년 내 유휴 공장 부지 등 3000억원 규모의 자산매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유진그룹 측은 이 돈으로 유진기업 채무를 갚아 재무건전성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매경이코노미스트클럽 행사에서 만난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이미 공개한 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면 유진기업의 재무견실도는 몰라보게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밖에서 말하는 유동성 위기는 오해란 설명이다.

유진기업 재무건전성이 좋아진다 해도, SPC는 이와 별도로 남는다. 1조1000억원 차입금 이자비용만도 매년 수백억원대에 달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한 애널리스트는 “M&A 시장 큰손으로 불려온 유진그룹이 하이마트를 제대로 소화해 낼 때까지 당분간 M&A 시장에 얼굴을 들이밀기 어렵게 됐다”는 말로 유진그룹 상황을 에둘러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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