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조달 압박에 카드사 중금리대출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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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7개 카드사 중금리 취급액 2.2조···전분기比 14.8%↓
3분기말 여전채 금리 5.502%···연초 대비 두배 이상 급증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카드로 결제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2분기 폭등했던 카드사 중금리대출 취급액이 3분기 들어 감소 전환했다. 카드사들은 수수료 수익 악화와 당국의 서민금융 활성화 주문 등으로 중금리 취급을 크게 확대했지만, 자금조달비용 상승으로 더 이상 취급이 어려워진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현대·롯데·우리·하나)의 3분기 기준 중금리 대출 취급액이 2조1979억원으로 2분기 대비 14.79%(3814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급건수도 23만9509건으로 같은 기간 7.03%(1만8121건) 감소했다.

세부적으로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인 곳은 우리카드다. 3분기 우리카드의 중금리 취급액은 1137억원으로 2분기 대비 60.75%나 급감했다. 이는 KB국민카드(-22.27%)와 삼성카드(-15.52%)의 감소폭을 크게 상회한다.

반면 롯데카드의 중금리 취급액은 2070억원으로 같은 기간 20.26%나 증가하며 대비를 이뤘다. 현대카드도 5177억원으로 같은 기간 1.25% 증가했다.

중금리대출이란 신용점수 하위 50% 차주를 대상으로 실행되며, 금리상한을 충족하는 모든 비보증부 신용대출을 의미한다.

현행규정상 카드사는 본업 자산 대비 대출 자산 비중을 30% 이하로 유제해야 한다. 그러나 당국은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대출자산 비율 산정시 중금리대출은 80%로 축소 반영하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했다.

당초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본업 수익성이 악화되자, 카드론 등 대출부문으로 사업을 집중했다. 이는 올해 초 2금융권으로 확대 시행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와 맞물려, 카드사들의 중금리대출 취급이 확대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2분기 카드사 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조579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0.15%(1조2229억원)나 폭증했다. 취급건수도 25만7630건으로 같은 기간 88.37%(12만862건)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1개 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해당 감소세의 원인은 조달비용의 상승 영향이다. 3분기 말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5.502%로 올해 초(1월 3일 기준, 2.42%) 대비 두배 이상 폭등했다.

자체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의 특성상 자금조달의 70% 가량을 여전채 발행에 의존한다. 이 때문에 여전채 금리가 폭등할수록 자금조달 비용이 가중되며, 이는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

특히 금리 상한이 11.29%로 정해진 중금리의 특성상, 일반 신용대출 대비 수익성이 낮다. 카드사들은 소위 '박리다매' 전략으로 중금리 취급을 급격히 늘렸고, 그 결과 조달비용 상승에 직격탄을 맞아 취급을 줄인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4분기 카드사들의 중금리 취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다. 레고랜드발(發) 자금경색 문제가 불거진 이래, 높은 수준의 여전채 금리 수준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경에는 여전채 금리가 6%를 돌파하기도 했으며, 내년 상반기 금리가 추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내년 카드사들의 조달비용이 올해 대비 1조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현재 중금리대출은 특정 상품을 통해 취급되는 것이 아닌 신용점수와 금리 등 특정 요건을 충족한 대출이 중금리로 취급되는 형태"라며 "기준금리 인상,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대출금리가 올라가면서, 이전이었으면 중금리대출에 속했을 대출들이 기준을 이탈한 것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조달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수익성이 낮은 중금리대출을 취급할 여건이 더욱 안 좋아지고 있다"며 "중금리대출 관련 마케팅 여력도 줄어들고 있고,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도 예상된다. 이 같은 추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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