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에 이어 ECB·BOE도 '속도조절'···0.5%p씩 인상
美 연준에 이어 ECB·BOE도 '속도조절'···0.5%p씩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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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압력 여전···내년 추가 인상 시사
ECB·BOE, 최종금리 각각 3.5%, 3.75% 전망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 (사진=픽사베이)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이어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단행했다. 특히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며 ECB와 BOE 모두 내년 추가 긴축을 시사한 것마저 닮은 꼴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과 영국의 최종금리 수준 역시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CB, 속도조절에도 긴축 시사···"최종금리 3.5%로 상향"

지난 15일(현지시간) ECB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2%에서 2.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2%와 2.75%로 0.5%포인트씩 올리기로 했다.

앞서 9월과 10월 ECB는 2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인상)'을 밟으며, 금리 수준을 끌어올린 바 있다. 이번 결정은 미 연준과 마찬가지로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진 가운데, 긴축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ECB는 자산매입프로그램(APP)과 관련, 내년 3월부터 만기도래하는 채권을 재투자하지 않는 방식으로 자산매입축소를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만 ECB 역시 미 연준과 마찬가지로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를 견지했다. 12월 ECB 통화정책 결정문에 따르면 위원회는 "중기 물가목표인 2% 수준으로 제때 돌아가기 위해서는 충분히 제약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상당폭의 금리를 일정한 속도로 인상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기존 0.9%에서 0.5%로 하향조정됐지만, 인플레이션 전망치가 5.5%에서 6.3%로 크게 상향 조정된 점 등을 고려하면 최종금리 수준은 더욱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ECB내 통화정책 관련 이견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은 인플레이션 제어를 위한 통화긴축 필요성에 의견이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ECB의 최종금리 전망을 3.5%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그는 "최근 유로존 물가상승 압력이 다소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을 갖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라가르드 총재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12월에 추가적으로 완화될 수 있지만, 내년 초에 재차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영란은행도 '빅스텝'···"최종금리는 3.75% 전망"

같은 날 BOE도 12월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3%에서 3.5%로 0.5%포인트 인상했다. 이는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해 12월 BOE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금리인상에 나섰으며, 0.1% 수준이었던 기준금리를 약 1년 만에 3%대로 끌어올리는 고강도 긴축을 단행했다. 특히 지난 11월에는 33년 만에 자이언트 스텝을 밟으며 긴축속도를 높였지만, 이달 들어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은 미 연준과 마찬가지로 물가상승률의 둔화다. 지난 10월 영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1.1%를 기록, 4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11월 들어 10.7%로 크게 둔화된 것이다. 여기에 경기침체 징후들이 포착되며,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기 부담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BOE역시 미 연준, ECB와 마찬가지로 내년 추가 금리인상을 시사하며, 매파적 기조를 고수했다.

이날 BOE는 성명문을 통해 여전히 노동시장이 타이트하며 물가와 임금에 인플레이션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는 조짐이 뚜렷하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추가적 통화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베일리 BOE 총재 역시 영국 경제가 직면한 물가 상방위험이 높다고 평가하며 물가상승률을 목표치(2%)로 되돌리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다만 BOE의 경우 미 연준, ECB 등과 다르게 경기침체 우려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BOE는 올해 4분기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1%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 2명의 정책위원이 "현 금리수준이 물가안정을 도모하기에 충분하다"며 추가 인상에 회의적 반응을 보이는 등 추가 긴축에 다소 부정적 입장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BOE의 최종금리를 3.75%로 전망했다. 그는 "경기침체와 부동산 리스크를 감안하면, 내년 최종금리는 현재 시장 예상치인 4.65%보다 낮을 것"이라며 "내년 1분기 추가 금리인상 후 동결 기조로 전환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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