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 같은 고민 다른 해법
지방은행들, 같은 고민 다른 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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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vs 대구+전북銀 '신경전'
매각 앞둔 광주·경남銀 '촉각'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일부 지방은행들이 지방은행들간 협력방안을 놓고 신경전을 지속하고 있다.
지방은행도 대형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방법론에 있어서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부산은행은 여전히 공동지주사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전북은행은 대구은행의 협력방안에 일정부분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대구·전북銀 "협조체제 구축"
그동안 지방은행들간 '공동지주사' 설립방안에 대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전북은행장이 말문을 열었다.
홍성주 전북은행장은 은행연합회가 발간하는 월간 '금융'을 통해 지방은행간 협조체제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행장은 "지방은행 스스로 열악한 환경을 극복할 수 있게 자신의 체질에 맞는 차별화된 전략을 시행하고 영업을 견고히 하는 한편, 대승적 차원에서 각 지방은행과 더불어 협조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지역내 지방은행간 경쟁양태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하다"며 "은행간 경쟁은 단기적으로는 고객에게 이익이 될 수 있으나 그에 따른 부작용도 고려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은행의 '독자적인 대형화 방안'보다 대구은행의 협력체제 구축안이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물론 공동지주사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으나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발언은 영남권에서의 부산-대구은행간 경쟁심화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내포된 것으로 해석된다.
공동지주회사 방안에 포함돼 있는 광주·경남은행의 경우 현재 우리금융지주 산하 자회사로 있어 뚜렷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특히 이들 은행의 경우 정부의 금융공기업 CEO 교체대상에 포함되면서 현재로선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부산銀 독자행보…왜?
부산은행이 독자생존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주된 이유는 수익의 기반이 되는 지역경제 때문이다. 부산은행의 영업 기반이 되는 부산에는 항만·피혁· 신발 산업이, 광양에는 제철과 유화 산업을 중심으로, 거제도에는 조선업을 중심으로 하는 공장이 들어섰으며, 울산은 현대중공업 등 대규모 산업단지가 입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부산은행은 여타 지방은행들에 비해 영업여건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영남권의 경우 지역은행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유달리 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고객이탈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적다.
실제로 부산은행의 최근 실적이 이같은 평가를 뒷받침 한다.
지난해 초까지 총자산 기준 지방은행 2위였던 부산은행은 지난해 3분기 총자산 26조412억원을 기록하며 10년만에 대구은행(24조9646억원)을 앞질렀다.
올해 1분기 경영실적에서도 부산은행이 단연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부산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84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0.6% 증가했다. 반면 대구은행은 774억원 증가하며 전년 동기대비 5.3%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부산은행은 현재 22조원 규모의 총자산을 보유한 경남은행을 인수해 총자산을 두배가량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경남은행을 인수함으로써 부산·경남지역에서의 독주체제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또 자회사인 부은선물을 선물·증권회사로 출범시키고, 롯데캐피탈과 연계해 서민금융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만으로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시너지 효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경남은행 인수를 통해 독자생존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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