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타협점 못 찾는 '상암동 소각장'···앞길 '첩첩산중'
[르포] 타협점 못 찾는 '상암동 소각장'···앞길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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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 꿈누리센터 앞 자원회수시설 반대 팻말 (사진=윤인혁 기자)
마포구 꿈누리센터 앞 자원회수시설 반대 팻말 (사진=윤인혁 기자)

[서울파이낸스 윤인혁 기자] "요즘 부쩍 자원회수시설 설치로 말이 많은것 같아요. 집에 서명을 받으러 오기도 하고요". 상암동에 거주중인 20대 안씨는 근래 마포구 자원회수시설 추가 신설 반대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접했다.

지난 28일 기자가 찾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는 잦은 시위와 플랜카드를 쉽게 살펴볼 수 있었다. 지난 8월 서울시가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최종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자원회수시설 부지를 선정한 탓이다.

실제로 취재하며 만난 상암동 주민들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시의 계획에 따르면 2026년까지 기존 시설 옆에 새 시설을 지은 후 2035년까지 철거한다는 계획이다. 즉, 기존시설을 철거하기전인 2027~2035년까지는 두개의 시설이 동시에 가동되는 만큼 주민들의 목소리는 격양돼 있었다.

현재 주민들은 지난달 26일부터 오전마다 광진구에 위치한 오 시장 자택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단순히 시위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소각장 부지 선정 과정 자료 공람에 대한 주민 의견서 5만 여부를 시청에 제출하며 주민들의 의지를 표현했다. 상암동에 거주하는 30대 이모씨는 "서울시는 기존 4개 시설(강남구, 노원구, 양천구, 마포구)이 있는 자치구는 제외할 것이라 말했으면서, 이미 상암으로 정한 뒤 평가를 한 것 같다"며 현상황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 18일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폐기물 소각장) 입지선정위원회가 마포구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열 예정이었던 주민설명회도 결국 무산됐다. 설명회가 시작되기도 전 시 관계자들과 주민들 사이에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행사장은 고함과 뒤섞여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시는 "일부 주민들의 집단행동으로 설명회가 무산됐다"며 "설명회장에서 물리적 충돌을 일으킨 주민과 집회를 주도한 책임자에 대해서는 관련 법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밝히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주민들은 새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마포 소각장 백지화 투쟁 본부'(이하 반투본)를 구성해 서울시의 추진상황을 봐가며 적극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현재 상암동 곳곳에는 설치 반대 플랜카드들이 붙여져 있었고, 시청앞에서 반대 시위도 펼치고 있다.

반투본 관계자 50대 김모씨는 "서울시의 일방적인 강요 행진을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도 매일 750t을 태우는 상황에서 서울시민의 쓰레기장이 되버리는 형국입니다. 이런 불공정과 부당한 행정절차는 따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마포구 자원회수시설 (사진=서울정책아카이브)
마포구 자원회수시설 (사진=서울정책아카이브)

특히, 마포지역구 정치인들도 가세할 분위기인 만큼 갈등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접 방문한 마포구청에서는 현재 운영 중인 광역자원회수시설 설치반대 대응 태스크포스(TF) 내에 법률지원단을 구성하고 법적 대응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계획에 발맞춰 마포구의회는 19명 구의원 전원 공동발의로 자원회수시설 건립계획 전면 철회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서울시 역시 이러한 상황에 예의 주시하며 대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시 대변인은 "해결을 위해 설명회 찾아가는 맞춤형 설명회 개최, 지역 주민·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소통협의체를 구성해 주민과의 대화를 이어나가려는 노력을 하고있다"고 밝혔다.

오세훈 시장 역시 입지 후보지 발표 이후 주민들과의 만남을 통해 후보지 선정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과 후보지 선정에 대한 타당성을 입증하겠다는 방침이다. 

오 시장은 설명회가 무산된 다음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상암 주민 입장에서는 (기존 소각장이) 있는데 또 갖다 놓는 게 굉장히 섭섭할 것이다. 크게 반발하는 것을 이해한다"면서도 "소각장은 서울시에 꼭 필요한 시설인 만큼 계속해서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거주지와 800m 떨어져 있고, 그 사이에 공원이 있는 지형은 서울에 없다. 그렇기에 입지선정위원회도 그곳을 선정했을 것"이라며 "2025년까지는 완성해야 해서 늦어도 내년에는 본격적인 절차가 시작돼야 한다. 기회가 닿는 대로 (주민들께) 설명을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도 '마포구민들께 전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진심'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원지동 추모공원처럼 마포 자원회수시설도 지하화를 완벽하게 해 우려를 불식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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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민 2022-10-31 16:11:19
웃기는건 1+1 입니다.
입지가 좋으면 서울시 쓰레기 다들어가야 한다는 발상입니다.
더구나
절차위법, 입선위 평가항목,배점 짬짜미, 용역사 유력후보지 사옥부지 공급으로 이해상충, 발표 2달전 이미 확정등 한 두가지가 아님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