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탈사 '풍요속 빈곤'…자금조달 시장 '왕따', 왜?
캐피탈사 '풍요속 빈곤'…자금조달 시장 '왕따',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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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탈채, 신용등급비해 고금리…고위험-물량부담도 원인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캐피탈회사들이 자본확충을 위해 회사채 발행에 나서고 있지만, 발행금리가 높다는 이유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PF 부실화에 대한 우려 등으로 투자자들이 캐피탈채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물량부담도 지속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에도 불구 캐피탈업계만 유독 자금난에 봉착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산은캐피탈과 대우캐피탈이 14일과 15일 각각 1100억,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산은캐피탈은 지난 14일 2년만기와 3년만기 각각 600억, 500억원 채권을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2년만기의 경우 국고채 3년금리(14일 기준 5.27%) +140bp 수준이며 3년만기는 국고채 3년금리 +150bp 이다.

대우캐피탈은 15일 1년만기 200억, 1.5년만기 200억, 2년만기 100억, 5년만기 200억원 등 총 700억원의 채권을 발행한다. 발행금리는 6.35~6.45% 수준이다.

산은캐피탈이 잇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삼성증권과 신흥증권, SK증권, 외환은행 등에서 끌어 쓴 단기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대우캐피탈은 신차 대출 및 중고차 대출금, 리스대출금 등에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들 캐피탈사들은 일단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사정에는 숨통이 트였지만 발행금리가 높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같은 등급의 타 금융사들의 비해 금리가 다소 높다는 지적이다. 똑같은 신용 A등급이라 하더라도 캐피탈사들의 채권 발행 금리는 은행채의 비해 0.5~1%p 이상 높다.

이같은 캐피탈채의 발행금리 상승은 최근 캐피탈사들의 자산 확대 경쟁으로 인한 채권 공급량 증가와 부동산PF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데 따른 것. 또, 캐피탈사들의 경우 금융당국의 규제를 덜 받고 있어 부실 발생시 투자자가 전적으로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는 점도 금리를 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이에 대해 캐피업체 관계자는 "시장에서 높은 금리를 요구하고 있다"며 "여기에 시장금리가 오른 것도 발행금리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투자자들의 캐피탈채 기피현상이 상당기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채권 관련 한 전문가는 "시장에서 캐피탈사의 유동성 위험과 부동산PF대출 자산건정성 저하 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많은 캐피탈사들이 채권 발행에 적극 나서면서 물량 부담까지 겹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하나캐피탈은 6년물 100억원을 6.99%에 발행했다. 지난 29일 우리파이낸셜이 3년물 400억원을 6.65%로, 한국캐피탈은 1년2개월물, 1년6개월물, 2년6개월물을 각각 300억, 200억, 100억원 발행했다. 30일에는 케이티캐피탈이 1년9개월물과 3년물을 각각 600억, 100억원 발행했으며, 지난 2일에는 기은캐피탈은 3년물 350억원을 6.25%로 발행했다.

이미, 상당량의 회사채가 발행돼 물량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캐피탈사 회사채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여전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신환종 우리투자증권 크레디트 연구원은 캐피탈사들의 회사채가 투자자들로부터 소외를 받는 것은 부동산PF대출 부실 우려뿐만이 아니라 캐피탈사 보유 자산의 내역이 불투명한 점, 사업 포트폴리오가 천편일률적인 점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국의 느슨하고 부족한 규제 또한 문제"라며 "당국의 심층적인 분석과 선제적인 판단에 따라 동일인 여신한도와 거액대출에 대한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캐피탈회사들은 자본시장의 변동성이 심화될 것에 대한 대비책 마련과 투자기관의 투자판단을 돕기 위한 대출자산 내역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선영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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