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주가 부양 '안간힘'···시장 반응은 '냉랭'
증권사, 주가 부양 '안간힘'···시장 반응은 '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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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여의도 증권가(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내 증시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3분기 증권사의 실적 우려까지 더해지면서 증권주의 하락세가 크다. 증권사들은 주가 부진이 이어지자 자사주 매입으로 주가 부양에 나섰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14일 증권가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9월 약 256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대주주 미래에셋캐피탈을 통해 11월까지 1390만주의 보통주를 사들일 계획이다. 

유진투자증권은 10월 4일부터 내년 1월3일까지 20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할 예정이다. 신영증권 역시 지난달 29일 보통주 10만주, 우선주 5만주의 자사주를 오는 12월29일까지 취득한다고 밝혔다. DB금융투자도 올 3월 65만주, 42억9000만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

키움증권은 올해 상반기 90만주, 대신증권은 150만주를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사들였다. 메리츠증권은 3월 자사주 신탁취득 결정에 이어  지난 7월 2008만주의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주체가 돼 자사가 보유한 자금을 이용해 시장에 유통되고 있는 주식을 매입하는 행위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일 경우 시그널링 효과, 유통주식수 감소효과, 배당액 증액 효과 등에서 주가 상승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통상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할 때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장의 반응은 비교적 차갑다.

이달 14일 기준 코스피 증권업 지수는 1475.94다. 지난달 12일 1725.30 대비 14% 이상 하락했다. 같은 시점 코스피지수가 2527.94에서 2212.22으로 12% 하락한 것보다 낙폭이 크다. 올해 초와 비교하면 증권업종은 41% 이상 하락하며 코스피가 33% 하락한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올 상반기 부진한 실적을 낸 증권업종은 하반기에도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2분기 국내 58개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825억원으로 1분기 대비 9763억원(47.4%) 감소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조2775억원)과 비교하면 52.5% 줄어든 수치다.

이에 자사주 매입 소각이 잠깐의 반등을 불러 올 수는 있지만 추세적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세계 각국의 초긴축 정책이 이어지는데다 강달러로 외국인 투자가 위축되면서 침체된 증시가 반등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증시 침체로 인한 IPO 시장의 위축, 국내외 부동산 금융 부실 위험 등 증권사들은 수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리스크 방어에 여념이 없다.

증시 전문가들은 침체된 증시 환경에서 증권업종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선방하기 위해서는 실적 측면에서의 본질적 경쟁력이 입증되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같은 관점에서 일단 3분기 실적으로는 증권 업종의 주가 반등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으로 분석된다. 

증권사 실적에 있어 주된 영향력을 주는 증시거래대금은 2021년 1월 47조8000억원까지 치솟은 이후 줄곧 하락해 하루 평균 15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같은 거래대금 추이를 감안하면 증권사들의 3분기 주식위탁 수수료 실적은 그리 밝지 않다.

이에 더해 부동산 파이낸스는 잠재적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증권주 상승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특히 PF대출에서의 초기 자금격인 브릿지론의 경우 이미 현재 시점에서도 부실화가 시작됐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4분기 이후 현실화될 리스크에 대한 방어와 증시를 둘러싼 여러 악재 속에서 개별 증권사마다 실적 차별화를 얼마나 내는지 여부에 따라 주가 흐름에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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