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인플레 딛고 뉴욕증시 급반등···진짜 이유, 공매도 청산 탓?
최악의 인플레 딛고 뉴욕증시 급반등···진짜 이유, 공매도 청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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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거래소)
(사진=뉴욕거래소)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13일(현지시간) 최악의 인플레이션 지표가 발표됐음에도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2% 넘게 급등하면서 이날 증시 방향에 결정적 영향을 준 요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됐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세력들의 청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여러 복합적 요인의 실체가 무엇인지 이목이 쏠린다.  

이날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8.2%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8.1%)를 웃돌았다. 전월 기준으로도 0.4% 올라 시장 예상치(0.3%)를 상회했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1년 전보다 6.6% 오르며 시장 예상치(6.5%)를 뛰어 넘었다. 1982년 8월 이후 40년여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미국 CPI 발표 이후 미 국채 매도세가 급격히 커지는 등 금융시장은 출렁거렸지만 뉴욕증시는 롤러코스터 장세 끝에 급반등하며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공매도 청산이 미증시 급반등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공매도는 향후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실제로 주가가 하락하면 싼값에 되사들여(쇼트 커버링) 빌린 주식을 갚음으로써 차익을 얻는 매매기법이다.

만약 해당 주식이 예상과 달리 상승하면 공매도자는 큰 손실을 안게 된다.

이날 CPI 발표 직후 급락 출발한 미증시가 상승 반전하자 공매도 세력들이 급히 공매도를 청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이다.

밀러 타박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매트 메일리는 "CPI 발표 직후 폭락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너무 많아 바닥이 보이지 않자 공매도 세력이 패닉에 빠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상황에서 시장이 갑자기 급반등하자 공매도자들은 손실을 제한하기 위해 공매도를 덮어야 했고, 이 과정은 반등 랠리에 연료를 더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가장 공매도가 높은 주식으로 구성된 ‘골드만삭스 공매도 바스켓’은 이날 5.4% 하락했다. 결국 1.4% 상승 마감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공매도 청산 때문이라기 보다는 기술적 반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상당하다. 기술적 반등으로 볼 경우, 뉴욕증시가 저점을 찍었다기 보다는 일시적 반등 이른바 '베어마켓랠리'에 가깝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이날 S&P500지수가 장중 2% 이상 하락하면서 팬데믹 이후 랠리 고점의 50%를 되돌렸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 매매가 촉발돼 기술적 반등이 나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날 반등 직전 지수는 올해 들어 25%가량 떨어졌다.

파 밀러 앤드 워싱턴의 마이클 파 최고경영자(CEO)는 급반등은 숏커버링으로 야기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마이클 콘토풀로스 픽스드인컴 담당 디렉터는 "일부 숏커버링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지만, 또한 많은 부문이 가격에 선반영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주식에 상당한 규모의 방어적 포지션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금리 측면에서 정책 금리가 더 오르면 경착륙 가능성을 더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알파트라이의 맥스 곡만 수석투자 책임자는 S&P500지수 3,505 근방에서 매수를 시작할 대형 매수 프로그램을 가진 레버리지 전문 투자자가 있었고, 레버리지 숏 포지션을 가진 이들이 CPI 보고서로 규모를 늘렸다면 또다른 레버리지 투자자의 공격으로 시장이 무너질 때 스노볼효과가 나타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노볼효과란 눈사람을 만들때처럼 계속해서 굴리고 뭉치다 보면 어느 새 산더미 처럼 커지는 현상에 빗대 워런 버핏이 복리 효과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한 용어다.

일각에서는 주거비 상승세를 볼 때, 물가 상승이 정점을 찍고 둔화 국면으로 가는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악의 인플레이션 지표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적 요소를 찾을 수 있었다는 다소 긍정적 시각이다. 주거비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요인 중 하나다.

리얼터닷컴이 이날 발표한 별도의 보고서에 따르면 9월 50대 대도시의 임대료 중간값 상승률이 7.8%를 기록해 16개월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거비가 인플레에 뒤늦게 반영이 된다는 점에서 추후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리얼터닷컴의 대니엘 헤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1년 이상 연간 두자릿수의 상승률과 기록적인 임대료 기간을 거치고 나서 임대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려면 일관성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그러나 9월 지표는 전국적으로 임대료가 두달전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데서 계속 내려오고 있다는 증거를 제공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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