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운임지수 22개월만에 2000선 아래로'···연초 比 61.2%↓
해상운임지수 22개월만에 2000선 아래로'···연초 比 6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HMM)
(사진=HMM)

[서울파이낸스 주진희 기자] 3년 가까이 지속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고공행진 하던 해상운임이 올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기 침체로 화주들이 주문량을 줄이면서 수요가 부진해진 탓이다. 

업계에서는 예년에 비해 물동량이 급감한 것은 맞지만, 급격히 오른 해상 운임이 정상화하면서 해운업계도 안정을 찾아가는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1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 운송 항로의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달 말 기준 1922.9p를 기록했다.

연초 5109.60p로, 최고치를 찍었던 1월과 비교 시 61.2% 급락한 수치며 SCFI가 2000선 아래로 밀린 것은 2020년 11월 20일 이후 1년 10개월만이다.

통상적으로 하반기는 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등으로 물동량이 대폭 증가하는 해운업계의 성수기로 꼽힌다. 이 시기에도 불구하고 해상운임이 되레 급감한 사태를 두고 업계의 실적 피크아웃이 현실화됐다는 전망이 다분하다.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과 같은 경기침체 우려에 따라 화주들이 소비 감소를 예상, 선적량을 줄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같은 기간, 벌크선의 종합 시황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도 큰 폭으로 내렸다. 3분기 평균 BDI는 1654포인트로, 지난해(3726포인트)와 견줬을 때 56% 하락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빠른 시일 내 물동량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인도 예정 선복이 많아 컨테이너 수급이 개선될 가능성 또한 낮다고 봤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로 SCFI와 BDI 등 화물 운임의 예측이 쉽지 않다"며 "물류 성수기가 오고 있지만 계절성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양지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SCFI의 현재 하락 속도가 유지된다면 올 4분기 1000포인트까지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4분기부터 내년까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소비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컨테이너 운임 바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해운 주에 대해 보수적 투자 관점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철도 및 항만 적체율이 재차 상승하고 있는 데다 지난 8월 중국의 조강(쇳물) 생산량이 14개월 만에 처음으로 이전 년도 대비 증가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과도한 우려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해운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경제 침체 확산에 따른 물동량 감소로 해운업계가 불황으로 치닫는 것처럼 보일 순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당시 기하급수적으로 급등했던 운임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