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 쓰나미급 인사태풍 '충격'
우리금융지주, 쓰나미급 인사태풍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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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보다 '일괄 사표수리'에 '의구심'(?)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금융위원회가 7일 밝힌 금융공기업 CEO 재신임 심사결과에 대해 금융계는 '충격적'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특히 우리금융지주 관련 CEO들의 일괄교체는 단연 '이변' 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금융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경영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회장과 은행장 중 한명은 재신임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박해춘 행장의 재신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보였다.
 
박병원 회장의 경우 관료 출신이라는 점이 핸디캡으로 작용했지만, 박해춘 행장은 관료 출신도 아닐 뿐더러 1년여동안 경영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왔다. 
또 은행권 일각에서는 박 행장이 투자와 인력양성에 소극적인 은행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잇따랐었다.
 
실제로 박 행장 취임 이후 우리은행은 각종 경영성과에서 여타 은행들을 앞서고 있다. 특히 카드 부문에서는 지난해 6%에 머물렀던 점유율을 1년여만에 10% 수준까지 확대했으며, 여수신 부문에서도 여타 은행에 비해 압도적인 점유율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보험과 카드를 두루 섭렵한 박 행장의 공격적인 경영 스타일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보수적이고 경직된 은행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서는 박 행장의 낙마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일단 박 행장의 낙마 배경으로 막대한 규모의 서브프라임 관련 손실이 꼽히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약 7천500억원 가량을 손실로 처리한 바 있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의 대부분은 박 행장 취임 이전에 투자된 것으로 박 행장에게 이에 대한 책임을 묻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IB관련 투자확대 등 정부 소유의 은행 CEO답지 않는 공격적인 경영에 대한 우려도 한몫을 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 금융산업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상반된다는 지적이다.
 
한편 올해 대형 시중은행들과는 달리 양호한 실적을 올린 우리금융지주 산하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의 CEO도 교체 대상으로 결정됐다는 점 역시 쉽게 수긍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우리금융지주와 관련된 인사가 성과 측면은 무시된 채 정부 소유 은행이라는 이유로 교체 대상에 포함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정부가 금융공기업 CEO의 일괄교체가 여의치 않자 정부 소유의 금융회사인 우리금융지주를 희생양으로 활용했다는 비난도 일고 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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