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김도연 첼리스트 "기대하지 말고 기도해 주세요"
[객석] 김도연 첼리스트 "기대하지 말고 기도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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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일 예술의전당서 귀국 독주회
김도연 첼리스트
김도연 첼리스트

[서울파이낸스 김무종 기자] “미국에서 음악으로 봉사활동을 했는데, 한 흑인 아이가 이를 통해 변하는 과정을 보면서 음악의 중요성을 더욱 느낍니다. 제가 걸어가야 할 길이에요.”

미국에서 활동중인 김도연 첼리스트가 오는 9월 4일 오후2시 예술의전당 리사이틀홀에서 귀국 독주회를 열기에 앞서 예술의전당 인근 한 카페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주제는 힐링이다. 첼리스트 김도연은 코로나19로 인해 변해버린 우리들의 일상을 음악으로 위로하고자 한다.

고전부터 현대 살아있는 작곡가의 작품을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폭넓은 시대의 이야기를 나누고 다양한 음악적 표현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음악가에게도 코로나19는 예외없이 고난의 시간을 주었고, 김도연 첼리스트는 이 고난의 경험을 공유하고 치유하고 희망을 나누고자 이번 독주회를 연다.

소위 미국은 기회의 땅이었지만 코로나는 예외없이 그에게도 미국에서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았다. 김도연 씨는 “오히려 한국은 온라인 공연이라도 진행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 뉴욕필하모니도 멈추었고 몸담고 있는 워싱턴 챔버스 오케스트라도 마찬가지였다. 재정난에 무너진 오페라단도 있었다. 힘든 시기였다.”

그는 “지금은 미국에서 코로나를 감기처럼 아예 인정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rona) 분위기가 팽배해요. 이젠 연주할 수 있는 기회를 되찾았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코로나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고 이번 연주를 통해 희망과 자신감, 그리고 일상을 되찾길 바랍니다.”

그래서 그가 이번 독주회에서 선택한 곡은 휴고 볼프의 가곡을 시작으로 슈베르트, 쇼팽의 곡 등이다. 김 첼리스트는 “시대적으로나 표현적으로나 선곡의 폭을 넓게 잡아보았다”고 설명했다.

가곡을 기반으로 두고 있는 휴고 볼프와 슈베르트의 곡에서 절정으로 치닫는 음악성을 감상할 수 있다. 고전시대 소나타 형식에서 많이 자유로워진 형태를 띠고 있는 쇼팽 소나타는 단조에서 시작해 장조로 끝을 맺는다. 쇼팽의 애잔하면서도 마음의 평안을 주는 3악장, 그리고 힘차게 끝나는 엔딩으로 밝은 미래를 염원한다.

특히 현대곡으로 2012 퓰리처상에 빛나는 케빈 풋츠의 곡을 선택했다. 케빈 풋츠의 'Air for Cello and Piano'에서는 높은 음역대를 오가며 아름답게 연주되는 서정적인 첼로와 피아노의 선율로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국내에선 초연이다. 케빈 풋츠는 반주를 맡은 에드윈 킴 피아니스트가 졸업한 피바디음악대학 교수이기도 하다.

바이올린이었으면 차라리 어울릴만한 그의 체구에 이날 첼로를 가지고 나왔다. 과거에는 아버지가 첼로를 들어주었지만 홀로 있는 미국에선 온전히 그의 몫이다. 묵직한 첼로 음색만큼이나 그가 가야할 길이다. 

“(이번 독주회에 대해) 기대하지 마시고 기도해 주세요.“

첼리스트 김도연은 "가둬두고 싶지 않다. 열린 마음으로 들으시라"며 "객석에 계신 청중의 해석에 자신의 곡을 맡기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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