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양우 칼럼> '광우병 괴담'과 MB 지지율
<이양우 칼럼> '광우병 괴담'과 MB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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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sun@seoulfn.com>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 수치는 전주에 비해 무려 10%포인트나 떨어진 것이다. 절대수치도 수치려니와 하락속도와 폭이 놀라울 정도다. 특히, 전임 노무현 대통령의 5년 임기 중 최저 지지율과 별반 차이가 없는 극히 저조한 수준이다. 동시에, 한나라당의 지지율 또한 총선 당시 50% 수준에서 30% 안팎으로 추락했다.

그 변화무쌍함 때문인지 '정치는 살아 있는 생명체와도 같다'는 말이 있다. 현재의 상황이 이 같은 표현을 실감케 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수개월, 아니 불과 한 달 전까지만해도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상황변화이기 때문이다.
 
이같은 조사의 주체가 언론매체가 아닌, 집권여당인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라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이를 보도한 매체 또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큰 영향력과 인지도를 지닌 보수언론 중 한 곳이다. 세간에서는 '친MB 성향'의 신문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신문이 현시점에서 이같은 보도를 한 연유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쏭달쏭'하지만, 뉴스를 접하고 받게 될 국민들의 충격이 작지 않을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그리고, 알쏭달쏭에 대한 궁금증보다 충격에 더 마음이 쓰인다. 현 시점이 새 대통령의 임기 초반이라는 점에서 '체감충격'은 더 클 것이다.
 
적지 않은 국민들 사이에서는 '잃어버린 10년'이라는 말이 회자되곤 했고, 지금도 그렇다. 이런 분위기가 'MB대통령 탄생'의 토대이기도 하다. 뿐만아니라 노무현 대통령 재임기간을 '지긋지긋한 5년'이라고 하는 소리도 흔히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요즘 민심은 "앞으로 5년 더라니!"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MB지지율 급락의 원인은 무엇일까?
'천심'으로까지 비유되는 '민심'이 믿기어려울 정도로 호들갑스런 급변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다는 말인가?

말할 것도 없이 '광우병 괴담'으로 표현되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 확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논란이 그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 이는 틀린 진단이 아닌 듯싶다.

그렇다면, 처방전은?
'두통'이라는 병증에 대한 처방도 제각각일 수 있다.

양약(洋藥)은 진통제로 다스리지만, 한방에서는 '원인'을 더 중시한다. 물론, 양의사라고 원인을 왜 따지지 않으랴마는 비유하자면 그렇다는 얘기다. '한방이 낫네 양방이 낫네'하는 소리를 하자는 게 아니다.

다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과 국민적 우려에 대한 옳은 처방전을 모색해 보고자함에 대한 절실함에서 꺼낸 말일 뿐이다.

'정치'라는 것에 대한 식견이 일천하지만, '광우병 괴담'을 현 상황의 본질로 인식하는 것은 또 다른 패착의 시작일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듯이 여러가지 복잡한 문제들이 얽히고 섥히고, 또 누적돼서 표출된 결과로 봄이 타당해 보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설사 '괴담'이라는 확신이 있더라도 '괴담'만을 다스리는 처방전을 쓰는 것은 옳은 처방이 못된다. '괴담' 그 자체가 문제라면 별도의 처방이 필요치도 않다. 한마디로 '시간이 약이겠지요'다. 어설픈 처방은 병을 되레 도지게 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작금의 상황은 유감스럽게도 이와 유사해 보인다.

국민들이 느끼는 정서가 단순한 '충격'을 넘어 '불안감'으로까지 비쳐지는 연유도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가 완충기능이 취약한 대통령중심제(책임제) 국가이기에 더욱 그렇다. 심각하다.

그래서, 민심이 왜 이처럼 급속이 변화했는지에 대한 검증과 이를 통한 국정안정이 새 정부의 화두인 '경제'보다 더 시급한 과제가 됐다. 그 답은 궁극적으로는 '리더십'에 있다. '리더십'이라는 한마디 속에는 수많은 의미가 함축돼 있다. 겸손, 조화, 신뢰, 담대함 등등. 만병통치약에 가까운 성분의 처방전이다. 그러니, 처방이 무엇인지 알고서도 치료에 까지 이르기에는 겹겹이 애로가 기다리고 있음도 당연지사다. 아무튼, 다른 처방은 없어 보인다. 눈 앞이 바로 광야인데, 마음은 '외통'에 들어선 상황이라고나 할까.

또 하나, 정성스런 실행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처방전만으로는 어떤 효험도 기대할 수 없다. 원천적으로 리더십이 부족했다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일시적 상실이라고 믿고 싶은 심정으로, 그 복원을 간절히 바란다. 집권 초기이기 때문에 문제일 수도 있지만,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되레 다행스런 일일 수도 있다. '만사가 마음 먹기에 달렸다'고 하지 않는가. 5년 뒤 '잃어버린 15년'이 다시 회자되는 것을 생각하면 눈앞이 캄캄해진다.

이양우 서울파이낸스 편집국장 <빠르고 깊이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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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란 2008-05-07 00:00:00
사실 일반 서민인 저도 불안하기짝이 없습니다.
광우병사태 뿐만 아닐 것입니다.
계속 나도는 의료보험 민영화, 대운하, 학교의 학원화 등등....
대통령과 지도계층이 앞서 나라를 통으로 양극화로 몰고 있다는 불안감에 사실 맘이 무겁습니다. 빨리 돈벌러서 비굴하지 않은 삶을 살아야겠단 생각보단 이젠 빨리 돈벌어서 동남아나 보건복지가 잘 된 나라로 이민을 준비해야 되는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이런 얘기 주변에서 많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