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파월 잭슨홀 매파 발언 '검은 금요일'···나스닥 3.94%↓
뉴욕증시, 파월 잭슨홀 매파 발언 '검은 금요일'···나스닥 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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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욕증권거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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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당분간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을 시사하면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현지시간 2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008.33p(3.03%) 급락한 32,283.40으로 장을 마쳤다. 대형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1.46p(3.37%) 밀린 4,057.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7.56p(3.94%) 빠진 12,141.71에 거래를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번 주 4% 이상 하락하며, 2주 연속 떨어졌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열린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은 인플레이션이 통제되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을 때까지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연준의 정책 전환이 있을 것이라는 월가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으로 평가됐다.

이날 연설에서 파월 의장은 매파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임팩트 있게 전했다. 그의 이날 연설 시간은 평소의 20분에 한참 못미쳤다. 파월 의장 연설의 요지는 7월의 인플레이션 완화 소식만 갖고는 금리 완화를 생각하기엔 부족하고 물가 안정에는 한동안 시간이 더 걸린다는 것이다.

파월 의장은 "물가 안정을 회복하려면 당분간 제약적인 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역사적인 기록은 너무 일찍 완화하는 것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7월 인플레이션이 완화된 것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한 달 동안의 개선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고 확신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7월에 다음 회의에서도 또 다른 이례적인 큰 폭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는 점을 다시 언급하며, 다음 회의까지 절반의 시간이 지났다며 9월 금리 결정은 입수되는 전체 지표와 전망의 변화에 달렸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성장 정체와 관련해서도 그는 이전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댓가로 성장의 희생이 있을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발짝 더 나아가 이날은 "가계와 기업까지 이제는 희생을 감수하라"는 취지를 명확히 했다.  

월가는 파월의 발언이 뚜렷하게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이었다고 평가했으며, 예상보다 일찍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한동안 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데 시장이 놀랐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에는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개장 전 발표된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는 전월보다 둔화해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상무부가 발표한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상승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월(6.8% 상승)에 비해 상승률이 큰 폭 둔화했다. 7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해 전달의 1.0% 상승에서 하락 반전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상승해 전월치(4.8% 상승)와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문가들의 예상치(4.7% 상승)보다 상승률이 낮아졌다.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1% 올라 전월 상승률 0.6%보다 크게 낮아졌다.

미국 소비자들의 신뢰도는 인플레 완화에 개선됐다.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8월 소비자태도지수 확정치는 58.2로 예비치인 55.1과 전월 확정치인 51.5를 모두 웃돌았다. 이날 수치는 월가 예상치인 55.2도 웃돌아 지난 6월 기록한 사상 최저인 50.0에서 크게 개선됐다.

12개월 기대인플레이션은 4.8%로 예비치인 5.0%에서 하락했고, 전달 기록한 5.2%에 비해서도 크게 낮아졌다. 5년 기대 인플레는 2.9%로 전달과 같았으며, 예비치인 3.0%에서 하락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물가 지표가 나온 후 CNBC와의 인터뷰에서 7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표가 예상보다 괜찮게 나오면서 9월 금리를 50bp 인상하는 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앞으로 몇 주간 마음을 바꿀 수 있는 더 많은 경제 지표가 있다며 "아직은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7월 물가 지표는 "환영할만한 뉴스"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내려가고 있다는 훨씬 더 많은 설득력 있는 증거를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연준의 9월 행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8월 물가 지표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 심리가 확대됐다. 월가의 공포 지수인 CBOE 변동성지수 VIX는 17.35% 급등한 25.56을 기록했다.

알파벳이 5.41% 하락한 가운데,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3.77%, 3.86% 내렸다. 아마존은 4.76% 내렸고, 테슬라는 2..70% 하락했다. 넷플릭스와 메타는 각각 4.58%, 4.15% 내렸다.

반도체주 역시 급락했다. 엔비디아가 9.23% 하락했고, AMD와 마이크론은 각각 6.18%, 5.84% 내렸다. 인텔과 퀄컴도 각각 4.39%, 5.39% 급락했다. HP는 8.94% 추락했다. 델 테크놀로지 주가는 회사가 팬데믹 이후 PC 시장의 호황이 끝났다고 밝히면서 13% 이상 하락했다.

이날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 모두 하락했다. S&P500 기업 중 주가가 상승 마감한 종목은 일렉트로닉 아츠, 모리나 헬스케어, 테이크-투 인터렉티브, CF 인더스트리스 홀딩스, 코로노필립스 등 5개에 불과했다.

임의소비재, 통신, 산업, 자재(소재), 금융 관련주도 3% 이상 모두 하락했다.

시티그룹이 4.38% 내린 가운데,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각 3.28%, 3.16%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연준이 시장에 반영된 수준보다 좀 더 오래 좀 더 높은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것이 주식시장에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호리즌 인베스트먼츠의 자크 힐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담당 팀장은 CNBC에 "금리가 더 오래, 더 길게 유지될 것이라고 말하는 연준을 믿으며, 내년 금리 인하 전망이 일부 재조정되는 것을 목격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나가야 할 것이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계속 부채질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BYN멜론 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제이크 졸리 선임투자전략가는 "파월 의장의 발언은 분명히 매파적"이라며 "전형적인 매파적 대본 유형의 연설은 명확했고 간결했는데, 이를 통해 연준의 긴축 정책에 조만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 일각의 전망은 완전히 문을 닫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9월 회의에서 0.75%p 인상할 가능성은 60.6%로전장의 64%에서 하락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3.78p(17.36%) 오른 25.56에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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