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올해 삼성그룹이 경영 역사에서 새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사상 처음으로 매출 4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0년 만에 100조원 이상 불어나는 수준인데,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300조 클럽'에 진입하는 점이 주효할 것으로 보인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삼성그룹 및 삼성전자(별도 및 연결 기준) 매출 전망 분석'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그룹 전체 매출은 국내 계열사(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올해 예상 매출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대비 상반기 매출 비중 등을 비교 분석해 산출했다.
결과에 따르면 올해 삼성그룹의 국내 계열사 전체 매출은 410조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 2012년 312조원으로, 처음 300조원대를 넘어선 지 10년 만이다. 그룹 매출은 2020년 330조원에서 지난해 378조7400억원으로 최근 증가세를 이어왔다.
상반기 삼성그룹 계열사 중 전체 매출 비중의 95%(지난해 기준)를 차지하는 주요 계열사 16곳의 올 2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조원 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별도 기준)만 24조원 이상 늘었고, 다른 계열사들도 큰 폭 개선됐다. 이 추세면 삼성그룹의 '400조 클럽' 진입은 무난하다는 분석이다.
그룹에서 절대적 비중을 점유하는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올해 매출액은 217조~24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2010년 112조원대에서 2013년 150조원대를 웃돌았지만, 이후 3년간 다시 뒷걸음했다. 하지만 2017년 161조원으로 반등한 뒤 지난해 199조7000억원으로 200조원 목전에 다다랐다.
올해 삼성전자의 별도 기준 매출이 217조원 이상으로 추정하는 근거는 최근 12년간 상·하반기 매출 비중에서 나온다. 12개년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액 비중은 상반기 47.9%, 하반기 52.1%다. 올 상반기 매출이 115조원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하반기는 102~125조원으로 추산된다. 연간 200조원을 무난히 넘길 수 있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매출은 304조~324조원으로, 처음으로 300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201조원으로 처음 200조원을 돌파한 뒤 10년 만에 100조원이 불어나는 셈이다. 올 상반기 154조9581억원을 거뒀는데, 하반기 매출 비중이 더 큰 점을 감안하면 300조원 돌파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큰 폭 성장이 그룹의 '400조원 클럽' 진입을 견인했지만,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을 의미하는 영업이익률은 10%대에 그친다. 최근 12년간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평균 영업이익률은 15.7%로, 8개년은 평균 영업이익률보다 낮았다. 매출 성장과 함께 영업내실에서도 2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한국CXO 측은 지적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앞으로 16년 후 다가올 삼성의 100년 역사 중에서 올해는 삼성의 매출 판도에 큰 변화가 생기는 전환점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삼성은 향후 인구 감소와 기후 위기, 빠르게 달라지는 소비 패턴 변화 등 다각적인 요인 등을 잘 파악해 부가가치가 높은 신규 상품과 사업을 다수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