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사회적 이슈를 주제로 한 심층분석보도 프로그램으로 확실하게 자리잡은 MBC PD수첩이 이번에도 ‘강펀치’를 날렸다. 29일 밤 PD수첩이 보도한 주제는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였다. 방송이 나간 이튿날인 30일 인터넷은 ‘광우병 소동’으로 하루종일 들끓었다.
방송은 서 있지도 못하고 주저앉아 버리는 광우병 의심 소를 강제로 도축하는 장면(과거에도 뉴스로 방영된 바 있음)과 인간광우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한 20대 여성의 죽음 등을 방영했다.
방송은 또 일본,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가 가장 허술한 조건에 수입협상을 맺었고, 미국산 쇠고기에 문제가 생겨도 당장 수입금지 조치를 할 수도 없는 현실을 고발했다.
특히, 일반인들이 잘 알지 못하는 광우병에 대한 세세한 정보가 덧붙여지면서 시청자들의 관심과 충격은 더해졌다. 미국에서는 역사상 최대 물량인 6만4천톤의 고기가 리콜되고 있고, 청문회가 열리는 등 자국 내에서조차 쇠고기의 안전성을 의심받고 있다는 내용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미량의 광우병 오염물질만으로도 인간 광우병을 일으킬 수 있고 한국인의 유전자 구조는 광우병에 특히 취약하다는 점, 그리고 일본과 중국 정부 관계자들조차 한미 쇠고기협상 타결에 대해 놀라워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내용도 충격적이었다.
보도가 나가자 이날 밤부터 PD수첩 홈페이지나 각종 인터넷 게시판는 물론 청와대 홈페이지에서 ‘이명박 정부’의 쇠고기 협상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이 봇물을 이뤘다.
일부 언론보도에 의하면, 30일엔 이 대통령의 싸이월드 홈피가 잠정 폐쇄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욕설·음란·광고글들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서 잠정 폐쇄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한편에서는, 이번 쇠고기 협상 타결과 관련 ‘노무현 정부가 사실상 결정한 사항에 대해 설거지를 한 것’이라는 청와대의 언급이 겹치면서 쇠고기 협상 반대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고 있다. 전 정권에 책임을 떠 넘기려는 듯한 언급내용과 함께 ‘설거지’라는 표현의 미묘한 어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강경 분위기는 조만간 있을 국회 청문회 등을 거치면서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에, 새 정부의 첫 작품이나 다름없는 '쇠고기 전면 개방' 파문을 어떻게 수습하느냐가 향후 각종 정책 추진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관측마저 대두되고 있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저작권자 © 서울파이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