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銀 매각문제 리트머스 테스트"
"공개입찰로 공정성 확보" 목소리도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지난해 9월 론스타와 HSBC가 체결한 외환은행 매매 계약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달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입장이 이들에게 우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지난 23일 "(해외 투자자들은) 론스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새 정부의 투자유치 의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테스트가 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며 "이 문제가 국제 시장에서 주는 시그널이 실제 국내 시장 발전에 부담이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외환은행 매각을 둘러싼 이해당사들 간의 문제를 조속히 해결함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는 방향으로 결론을 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결국 현재 론스타와 계약을 맺고 있는 영국계 은행인 HSBC에게는 유리한 상황이 전개될 확률이 높아진 셈이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론스타와 HSBC 양측이 최소 두달 정도 계약을 연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은 2심에 계류 중에 있으며, 외환은행 헐값 매각의혹 사건은 아직 1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연내 주가조작 사건의 2심 판결과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 1심이 나올 경우 외환은행 매각이 급물살을 타게될 수 있다. 만약 론스타에 무죄판결이 나올 경우 금융당국의 매각 승인이 뒤따를 것이며, 유죄판결이 나오더라도 론스타로서는 매각명령에 따르면 된다.

금융권에서는 일단 양측의 계약 연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반기 내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계약파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외환은행 인수를 희망하는 국내 은행들은 계약파기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또 금융권 일각에서는 국내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선 국내 은행이 인수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HSBC의 경우 동남아를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충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외환은행을 글로벌 은행으로 키울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HSBC의 인수가 외환은행의 해외 영업력을 강화시킬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터무니 없다"며 "HSBC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얻으려는 것은 국내 영업망 확대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내로라 하는 글로벌 금융회사가 인수했던 SC제일은행과 한국씨티은행처럼 결국 로컬은행으로 고착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해외진출을 꾀하고 있는 국내 대형은행들이 외환은행을 인수해야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HSBC와 론스타간 계약이 무산될 확률이 낮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계약이 파기될 경우 공개입찰을 통해 국내 은행들에게도 기회를 줘야 향후 역차별의 전례가 되지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