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가 카드시장 물 흐린다?"
"은행계가 카드시장 물 흐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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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당 경쟁 유발, 부실화 '우려'
마케팅 강화·모집인제도 확대
전업계, 경영여건 악화로 '시름'

[서울파이낸스 문선영 기자]<moon@seoulfn.com>은행계 카드사들이 과열경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수익원 다각화가 절실한 은행들이 카드영업에  과도하게 집중하면서 부실 징후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반면 전업계 카드사는 일단 내실경영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행계 카드사의 맹공에 고민이 깊다. 
 
■수익원 다각화 시급
예대마진 수익이 줄어들면서 수익원 다각화가 절실해진 은행들은 비이자 수익부분 강화에 나섰다. 그 중에서도 수익성이 좋은 카드는 결제계좌를 유치하고 은행과 카드를 결합한 관련상품을 출시할 수 있는 등 교차판매를 통한 수익 극대화를 창출해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카드영업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반면 전업계 카드사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 강화 등으로 인해 올해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작년까지 전업계 카드사는 현금서비스에 한해서만 미사용한도에 대한 충당금을 적립해 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전업계 카드사도 은행계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회원과 약정한 카드사용 한도액(신용판매와 현금서비스 포함) 가운데 회원이 사용하지 않은 금액에 대해서도 충당금을 적립해야 한다.
또 자산건전성 분류 단계별 대손충당금 최저적립률도 정상채권을 1%에서 1.5%로, 요주의채권을 12%에서 15%로 상향조정됐다. 여기에 시장금리 상승에 따라 자금조달 비용도 증가해 전업계 카드사로써는 악재가 겹치고 있는 상황이다. 
 
■광고·모집인 늘려
경영환경 악화로 침체기를 겪고 있는 전업계와 달리 은행계 카드사들은 광고비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영업에 나서고 있다.
신한카드는 2006년 광고비로 35억원을 썼지만 지난해에는 무려 762%가 증가한 302억원을 광고비로 사용했다. LG카드와의 합병을 고려해도 109억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은행는 2006년 카드광고비가 3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69억원으로 대폭 증가했으며 하나은행 역시 2006년 17억원에서 지난해 51억원으로 광고비를 늘렸다.
반면, 전업계 카드사들의 마케팅 비용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는 신한카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금액을 광고비로 사용했지만 전년도와 비교했을때 광고비는 30%가량 줄어들었다. 비씨카드 역시 2006년도 218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48억원으로 줄었으며 삼성과 롯데 역시 각각 57억원, 15억원씩 감소했다.
은행계 카드사들은 모집인을 통한 영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은행계 카드사의 모집인은 2006년 말 4700여명에서 지난해 말 1만1000여명으로 무려 87%나 늘어났다. 특히 우리은행은 지난해 95%였던 영업점 고객모집비율을 올해 50%로 대폭 낮추고 모집인을 통한 고객모집비율을 45%나 늘렸으로 현재 32개인 모집인·카드설계사 조직을 올해 말까지 50개로 늘릴 계획이다.
 
■부실화 가능성 제기
이같은 은행의 영업경쟁으로 인한 비용이 증가하면서 과열경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 하나, 신한, 우리, 외환 기업은행 등 6개 시중은행이 지난해 지불한 신용카드지급수수료가 전년도 보다 4426억원 가량 늘어난 1조1388억원으로 나타난 것.
아직까지 전업계 카드사들이 적극적으로 경쟁에 나서고 있지 않지만 이런 상황이 지속될 경우 전업계 역시 팔짱끼고 있을 수 만은 없는 상황이다.
전업계 카드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계 카드사들의 경우 계열사인 은행과의 시너지 효과 덕을 보고 있다"며 "전업계 카드사의 경우 경영환경이 안좋아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돌파구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은행계 카드의 과열된 영업경쟁이 은행의 카드 부문 부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영업 경쟁 과열로 모집 비용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고 연체율까지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 지난 2월 현재 비씨카드 8개 회원은행의 신용카드 연체금액이 지난 1월보다 17.1% 늘어나 3134억원을 기록했다. 1개월 이상 연체한 금액도 1848억원으로 전월대비 1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연체율이 위험한 수준이 아니지만 올 하반기만 되더라도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선영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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