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美경기 둔화 우려에 '달러 숨고르기'···고용지표 '주목'
[주간환율전망] 美경기 둔화 우려에 '달러 숨고르기'···고용지표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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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선호 흐름 속 환율, 한 달 만에 1250원대 진입
인플레 피크아웃·저조한 美경제지표에 하방압력↑
(사진= 픽사베이)
(사진= 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이번 주(30~6월3일) 외환시장은 주중 공개되는 고용지표 등을 통해 재차 미국 경기에 대한 신뢰를 가늠할 한 주가 될 전망이다. 일방적인 강세를 지속해 온 달러화는 최근 미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오름폭을 빠르게 되돌렸다. 이번 주 공개될 재료 역시 달러의 반등보다는, 추가적인 약세 혹은 보합(0%)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을 비롯한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에 '리스크온(위험자산선호)' 심리가 이번 주에도 두드러질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3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 기준 전거래일(1256.2원)보다 4.1원 내린 달러당 1252.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주말 갭다운한 역외환율시장을 반영해 전거래일보다 6.1원 내린 1250.1원으로 개장했다. 개장 이후 오전 중 낙폭을 일부 되돌리면서 1252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지난주 외환시장에서는 빠르게 식고 있는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일방적인 달러 강세의 흐름을 제한했다. 미국 1분기 경제성장률(-1.5%)이 전망치를 밑도는 등 경기 침체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에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2개월 연속 '빅스텝'(0.5%p 금리인상)을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고, 연준도 그간 강력한 긴축 행보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확대됐다.

실제로 지난 27일 원·달러 환율은 20거래일 만에 1250원대로 내려섰고, 달러화지수(달러인덱스)는 101선까지 레벨을 낮췄다. 여기에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인상 기대, 중국 인민은행의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봉쇄 해제 기대감 등은 리스크온 심리 회복을 지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또한 지난주 만장일치로 금리인상(1.5%→1.75%)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주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는 미국의 5월 비농업 고용지표다. 이달 비농업부문 취업자수는 30만~32만5000명(전월대비) 늘어나 직전월(4월 42만8000명) 증가폭보다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전망치가 정확하다면 노동시장은 여전히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지만, 월간 취업자수는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미국 고용지표는 경제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지출과 연동되는 가장 중요한 지표로 꼽힌다. 일자리 증가 둔화는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신뢰를 낮출 수 있고, 이는 곧 연준의 강력한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행보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뜻으로 연결된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고용지표의 둔화 흐름도 이런 전망을 지지하는 재료로 소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미국 생산체감지수나 CB 소비자기대지수, ISM 제조업지수 또한 1분기 경제성장률처럼 부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는 더욱 부각될 수 있다. 중국 상해 봉쇄 제한이 오는 6월 1일부터 진행된다는 점도 리스크온 심리를 회복시킬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강(强)달러에서 약(弱)달러로의 전환이 지나치게 빠르다는 점에선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외환시장이 하향 안정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연준의 긴축을 비롯한 불안 요인들은 여전하기 때문에 지난주 과도했던 낙폭을 되돌릴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내달부터 본격화하는 미국의 양적긴축(QT) 역시 원·달러 환율이 추가 낙폭을 가져가기 어렵게 만들 것이란 관측이다.

원화의 특징이 글로벌 경기 흐름과 밀접하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 중 하나다. 무역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의 구조상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경기의 방향성에 더욱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7월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하반기 들어 재차 원화 약세 압력이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이번 주 발표되는 5월 ISM제조업지수와 비농업 고용지표는 재차 미국 경기 침체 리스크와 물가상승압력을 판단하는 지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표 결과는 달러의 추가 하락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만을 고려하면 달러 반등보다는 추가 약세 혹은 보합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있다.

내달 1일로 예정된 상하이 봉쇄의 부분 완화가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인지도 주목해야 할 이벤트다. 상하이 봉쇄 완화가 이뤄지면 중국 경기부양책 본격화에 따른 경기 반등 기대감이 살아나면서 위안화 강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모처럼 원화 강세 심리가 살아나고 있지만, 유가 불안 등은 여전히 낙폭을 제한하는 변수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1230~1280원

우리나라 역시 글로벌과 마찬가지로 물가 대응 의지가 강화되고 있다. 이달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를 기록해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에 같은 달 금통위에서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기준금리 인상은 해외 자산 대비 국내 자산 수익률을 높이기 때문에 통화 강세 요인에 해당하지만, 금리의 차이는 유로·엔화 등 선진국 통화의 설명력이 더욱 높게 나타난다. 경험적으로 원·달러 환율에 있어 우리나라 금리인상 여부는 방향성 재료가 아니었다. 지난 2011년 이후 금리인상 사이클에서 2017년 사례를 제외하면 원·달러 환율은 모두 상승했다.

결국 길게 보면 글로벌 경기 방향이 더욱 중요하다. OECD 글로벌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7월 고점을 기록하고,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기준선(100선)을 상회하는 국가·지역수는 작년 7월에 38개국으로 고점을 기록한 뒤, 꾸준히 둔화해 지난달 기준으로 23개국까지 내려갔다. 향후 경기 방향성을 고려하면 최근 원화 약세의 배경인 무역수지 적자 개선도 다소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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