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긴축 공포에 환율 치솟고 주가 폭락···개미들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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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7%대 급락, 2650선···外人·기관 1조 '팔자'
시총 상위株 동반 약세···코스닥, 한달 만 900선 붕괴
원·달러 환율 10.8원↑···2년 만에 장중 1250원 돌파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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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박성준 기자] 미국의 긴축 강화 우려가 불거진 영향으로 25일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였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한 달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고꾸라졌고, 원·달러 환율은 10원 이상 치솟으며 장중 2년 만에 1250원선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47.58p(1.76%) 내린 2657.13로 장을 마쳤다. 전일보다 28.04p(1.04%) 하락한 2676.67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1%대 안팎 하락세를 기록하다, 낙폭을 확대하며 2660선마저 내줬다. 이날 기록한 지수는 지난달 15일(2621.53) 이후 한 달여 만에 최저치다.  낙폭 역시 지난달 7일(-2.29%) 이래 가장 크다.

투자주체별로 사흘째 '팔자'를 외친 외국인이 7202억원, 기관이 3477억원어치 팔아치우며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개인은 1조647억원어치 사들였다. 프로그램 매매에선 차익거래, 비차익거래 모두 매도 우위로 총 5558억900만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5월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p 인상)에 이어 6월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p 인상)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내달 0.5%p 기준금리 인상을 공식화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와 파월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 계획 발표에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이 같은 영향이 한국과 아시아 증시 전반으로 압박을 확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원화 약세폭 확대 속 외국인 매물 출회도 지수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에선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58.407(5.13%) 급락한 2928.512에 마감했다. 베이징 봉쇄령 우려가 추가적 악재로 작용한 탓이다. 홍콩항셍지수(-3.43%)와 대만 가권지수(-2.37%), 일본 니케이225지수(-1.90%) 등도 일제히 낙폭을 확대했다.

시가총액 상위주도 하락 종목이 우세했다. 대장주 삼성전자(-1.04%)를 포함, LG에너지솔루션(-0.80%), SK하이닉스(-2.26%), 삼성바이오로직스(-1.00%), NAVER(-3.83%), 카카오(-2.50%), 삼성SDI(-3.02%) 등도 일제히 내렸다. 반도체 공급난에도 호실적을 발표한 현대차(1.11%)는 시총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상승했다. LG화학은 보합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락 종목(761곳)이 상승 종목(142곳)을 압도했고, 변동 없는 종목은 24곳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94p(2.49%) 내린 899.84로 마감했다. 전장보다 13.25p(1.44%) 하락한 909.53에 출발한 지수는 초반 910선 안팎에서 등락하다 낙폭을 대거 확대, 900선마저 붕괴됐다. 종가 기준, 지수가 900선을 밑돈 건 지난달 16일(891.80) 이후 한 달여 만에 처음이다.

에코프로비엠(-3.91%)을 비롯, 셀트리온헬스케어(-3.99%), 엘앤에프(-8.42%), 펄어비스(-2.35%), 카카오게임즈(-2.41%), 셀트리온제약(-4.92%), HLB(-0.51%), 천보(-0.69%), 리노공업(-1.71%), CJ ENM(-2.13%) 등 시총 상위주가 동반 부진하며 지수 급락으로 이어졌다. 

환율도 하루 새 10원 이상 뛰면서 1250원 목전까지 올라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0.8원 뛴 1249.9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2020년 3월24일(1265.0원) 이후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장중에는 1250.1원까지 상승해 지난 22일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날 환율 상승에는 역외 달러 매수세 유입과 함께 증시 급락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 강화, 위안화 약세 압력 확대 등이 주요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결제 수요(달러 매수) 기반에는 미국 연준의 강력한 긴축 행보다. 이른바 '자이언트 스텝'으로 불리는 75bp 금리인상을 비롯해 연준 안팎으로 매파적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으며,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 '피크아웃(정점을 찍고 하강)' 가능성이 있지만 기대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 뿐만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중국 인민은행 등은 미국의 강력한 긴축 행보와는 반대로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은 강(强)달러에 더욱 힘을 보탰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상반된 통화정책 행보에 강달러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비호 속 일방적인 강달러 흐름이 1250원도 뚫어낸 것이란 분석이다. 

이외에도 한국·중국 등 아시아 증시 하락 여파로 '리스크오프(위험자산회피)' 심리가 부각됐으며,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양호하다는 한국은행 총재 발언 또한 강달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향후 환율은 고점이라고 하면 2분기까지 1270원까지 올라설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 "5월 연준의 빅스텝 행보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6월 75bp를 실행에 옮길 것인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때 환율의 고점을 어느 수준까지 용인할 것인지 중앙은행과 외환당국의 기조에 따라 환율이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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