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금강산사업 500억 결국 '휴지조각'···현대아산 해금강 호텔은?
아난티, 금강산사업 500억 결국 '휴지조각'···현대아산 해금강 호텔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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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난티 금강산 골프장. (사진=아난티)
아난티 금강산 골프장. (사진=아난티)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아난티가 금강산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5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은 손상처리된다.

회사측은 미래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지만, 이미 지난달 북한이 금강산에 있는 아난티 골프장을 철거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대아산의 해금강호텔 등 남측 기업들의 북한 투자 자산의 처리 문제에도 재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최근 NK뉴스는 약 7500만달러(약 925억원)를 투입해 조성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금강산 아난티 골프&온천리조트'의 철거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한 상황으로 추정되는 사진도 함께 실었다.

이 매체는 사진에 투숙용 건물 10개가 부분 철거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이 잡혔다며 북한이 폭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고 리조트 입구에 있는 클럽하우스 건물은 아직 온전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금강산 관광지구 고성봉에 있는 이 시설은 2004년 12월에 착공해 2008년 5월에 개장했다. 국내 전문 리조트호텔 아난티가 북한이 현대아산에 임대한 대지 168만5000㎡를 50년 간 재임대해 18홀 규모의 골프 코스와 리조트 건물 등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건설 두달 뒤 박왕자 씨 피격사건이 발생, 이를 계기로 관광이 중단돼 다시 문을 열지 못했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0월 금강산 시찰 과정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지시한 뒤 북한은 같은 해 12월 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2020년 2월까지 금강산의 남측 시설물을 모두 철거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남측은 대면 협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응하지 않았고 이후 북한이 2020년 1월 코로나19 확산 위험 방지 차원에서 시설 철거를 연기한다는 통보문을 보낸 뒤에는 협의가 중단됐다.

아난티 측은 금강산 사업 정리와 관련해 "현재 보유 자산이 1조3천억원이 넘고 운영 중이거나 새롭게 추진하는 플랫폼이 7개인 상황에서 500억원 정도 되는 자산에 의해 브랜드 가치와 신뢰도가 지속해서 손상되는 것보다는 깨끗하게 정리하고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국내, 더 나아가 아난티가 선택한 해외에서 브랜드를 확충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난티의 금강산 사업 정리에 따라 현대아산의 해금강호텔에 대한 손상처리 문제에도 주목된다.

앞서 지난달에는 현대 아산이 금강산에서 운영해온 해금강호텔이 철거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해금강호텔과 아난티 리조트는 1.8㎞ 떨어져 있다. 통일부는 지난 8일 북한이 해금강호텔 해체 작업을 진행 중인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다른 시설의 해체 동향은 아직 파악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산가족면회소(550억원)를 제외하고 남측이 금강산관광지구에 이미 투자한 액수는 현대아산, 아난티 등 민간에서 약 3억2000만 달러(3960억원), 정부에서 48억6000만원에 달한다. 정부가 별다른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채, 4000억원에 달하는 민관의 재산을 방치해 왔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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