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세대교체 가속화···70년대생 회장·부회장 50명
기업 세대교체 가속화···70년대생 회장·부회장 5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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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급 CEO 147명(54.4%)···4명 중 1명, 80년 이후 출생
90년 이후 출생 오너가 임원 8명···女 임원 15.9% 불과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국내 재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1970년 이후 태어난 주요 오너가 임원 5명 중 1명은 회장·부회장 반열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사장급 직위까지 넓히면 150명에 육박하며, 이 가운데 4명 중 1명은 1980년대 이후 태어난 MZ세대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 현황 분석'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중견·중소기업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을 대상으로, 정기보고서 및 올해 2월말 이전에 승진한 현황을 기초로 분석이 이뤄졌다. 

결과에 따르면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 타이틀을 보유한 인원은 270명이었다. 이중 공식적으로 회장(會長) 타이틀을 쓰고 있는 오너 경영자는 21명으로 집계됐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지난해 공정위가 지정한 72개 그룹 중에서는 우리나라 나이로 올해 53세인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중순 수석부회장에서 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51세인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지난 2007년 12월에 부친인 정몽근 명예회장이 물러난 뒤 그룹 회장 직위만 10년 이상 유지해오고 있다. 

김남호 DB그룹 회장(48세)은 2020년 7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47세)은 2019년 4월, 구광모 LG그룹 회장(45세)은 2018년 6월에 각각 그룹 최고 수장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해 말에는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사장(51세)이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에서 회장 명패를 새로 새기며, 그룹 내 1인자임을 확고히 했다.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너가 임원은 29명으로 조사됐다. 이 중 외아들이거나 장자 혹은 지분 등을 다수 확보해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회장급 임원으로는 강호찬 넥센 부회장(52세)과 고기영 금비 부회장(52세), 박정길 세종공업 총괄부회장(52세), 조경호 대창 부회장(51세)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 부회장도 3명 있었다. 정혜승 인지컨트롤스 부회장(51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46세), 조연주 한솔케미칼 부회장(44세)이 여성 부회장 트로이카로 활약 중이다.   

1980년 이후 출생한 MZ세대 젊은 부회장도 3명 있었다. 서준혁 대명소노시즌 부회장과 최성욱 동양고속 부회장은 올해 43세인 동갑내기다. 류기성 경동제약(41세) 부회장도 80년대생에 속했다. 

자료=한국CXO
자료=한국CXO

이번 조사에서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장급 CEO만 해도 147명(54.4%)으로 집계됐다. 이 중 4명 중 1명은 1980년 이후 출생했다. 대표적으로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사장(40세)을 비롯해 송시한 와이지-원 사장(42세), 양홍석 대신증권 사장(42세), 홍정국 BGF 사장(41세), 정기선 HD현대(41세) 사장 등으 대표적 MZ세대 사장이다.

여성 중에서는 이부진 호텔신라 이부진 사장(53세)을 필두로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사장(53세),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51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49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47세) 최현수 깨끗한나라 사장(44세) 등이 경영 전면에서 맹활약 중이다. 

199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임원도 8명으로 파악됐다. 박은진 대유에이텍 박은진 상무(33세)와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부사장(31세), 한승우 BYC 상무(31세), 우기원 삼라마이다스 사내이사 (30세), 김민성 호반산업 상무(29세), 전병우 삼양식품 이사(29세)가 90년대생 임원군에 포함됐다. 

조사 대상 270명 중 여성 오너 임원은 43명(15.9%)이었던 반면, 남성은 227명(84.1%)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오너가 임원 그룹 중에서도 10명 중 8명 넘게 남성으로 채워져 성비 차이가 컸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1970~80년대에 태어난 오너가 임원은 해외 유학파 출신이 많아 글로벌 경영에 밝은 젊은 경영자가 많다"면서도 "해외 선진화된 경영 시스템만 지나치게 따르다 보면 한국적 기업 문화의 특성과 맞지 않은 경우도 많을 수 있기에, 우리나라 풍토에 적합한 경영 문화로 새롭게 승화시켜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 소장은 "1970년 이후 젊은 오너들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붐이 일고 있기 때문에 올 연말 등에 단행될 내년 일반 임원 인사에서는 70년대 후반 및 80년대 초반 출생 임원들이 다수 발탁되는 분위기가 한층 고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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