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의 지인 중에 파워풀한 스윙을 구사하는 한 사람 있습니다. 필드에서 스윙할때보면 잔디를 한 무더기나 파헤쳐 하늘 높이 날리곤 했습니다. 가끔은 그 잔디가 얼굴로 떨어져 동반자들을 웃기곤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강인하여 힘이 좋은데다 두 팔을 이용하여 리듬을 타면서 있는 힘껏 볼을 가격하니 커다란 디봇이 생길 수밖에 없었습니다.
스윙을 고치라고 몇 번을 조언했으나 존 델리도 오버 스윙을 하면서 볼만 잘 치고 있다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었습니다.

그랬던 분이 최근에 필자를 만나서 레슨을 받고있다면서 몇 가지 질문을 하시는 것입니다. 연습장 프로가 스윙을 힘을 빼고 천천히 하라고 주문을 하는데 정작 본인은 이해를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팔에 힘을 주고 파워풀하게 스윙해도 거리가 많이 나지 않는데 힘을 빼면 어떻게 비거리를 낼 수 있는지 궁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많은 주말골퍼들이 궁금해하는 문제입니다. 상식적으로 거리를 내려면 팔에 힘을 주고 죽을 힘을 다해 쳐야 되는데 반대로 힘을 빼고 살살 볼을 때리라 하니 이해가 안 되는 것입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프로가 주문한 것은 팔의 힘을 빼라는 것이지 스윙 중 힘을 쓰지 말라는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골프는 정지중인 볼에 온몸을 이용해 파워를 집어넣어 비거리를 내는 운동입니다. 단순히 팔 하나만 가지고 파워를 내는 운동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 어렸을 때 운동회에서 했던 줄다리기를 생각해 볼까요? 줄을 잡고 있는 것은 최종적으로 두 팔이지만 팔에만 힘을 줬다고해서 이길 수 없습니다. 하체에 힘을 준 후 허리를 곳곳이 핀 상태에서 팔에 힘이 들어가야만 제대로 힘을 쓸 수 있는 것입니다. 하체에 힘을 주지 못하고 두 팔로만 줄을 당기려 하면 영락없이 끌려가는 것입니다.

골프 스윙은 줄다리기 보다 훨씬 더 복잡한 운동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마찬가지입니다. 필요할 때 두 팔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지 처음부터 잔뜩 힘을 주면 아이러니 하게 반대의 결과를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하체나 척추 등 몸의 큰 근육을 이용하여 볼을 치는 것이지 일 부분인 팔 근육만을 이용하여 볼을 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스윙 중 팔에 힘을 빼고 척추가 제대로 꼬이게 몸을 회전 시키는 것이 스윙의 시작이지 팔에 힘을 주고 때릴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닌 것입니다.

연습장에서 보는 대부분의 주말 골퍼들은 그런 의미에서 아직도 힘을 많이 빼야만 합니다. 많은 골퍼들이 볼을 때리려고 팔 위주의 스윙을 구사한다는 것입니다. 정작 중요한 몸의 큰 근육들은 대충 움직이면서 두 발이나 골반을 좌우로 움직임이면서 반동을 만들며 오른팔이 주도하는 스윙을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파워가 만들어 질 수가 없는 것이죠.

연습방법을 말 그대로 스윙을 천천히 하는 것입니다.
몸통에서 팔이 따로 놀지 못하게 양 겨드랑이를 가볍게 붙여준 후 천천히 어깨를 회전하며 척추를 꼬아보는 것입니다. 다소 고전적인 방법이지만 양 겨드랑이에 수건이 끼우고 스윙 중 수건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면서 몸통을 꼬는 것입니다.

빽 스윙도 많이 하지말고 그립을 잡은 두 손을 오른쪽 어깨선상에 올려 논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만 틀고 다운 스윙을 하시면 됩니다. 두 발과 허리가 큰 그림을 그리고 팔은 거기에 따라만 가는 것입니다. 이런 스윙은 몸 전체 파워를 잃지 않는 방법입니다.
양 발과 척추를 포함한 온몸의 파워가 임팩트 시점에 팔을 통해 헤드에 그대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서울파이낸스 <금융인을 위한 골프스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