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OPEC+ 증산규모 고수에도 하락···WTI 2.5%↓
국제유가, OPEC+ 증산규모 고수에도 하락···WTI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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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시추 시설 (사진=픽사베이)
원유 시추 시설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김호성 기자]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OPEC+)가 추가 증산을 하지 않기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락했다.

미국의 압박에 산유국들의 추가 증산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제기되기도 했지만 OPEC+는 결국 기존 증산 수준을 유지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향후 물가안정을 목표로 전략비축유 방출 등 대응책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유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2.05달러(2.5%) 하락한 배럴당 78.81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내년 1월물 브렌트유는 0.95달러(1.16%) 하락한 배럴당 81.04달러로 집계됐다.

이날 OPEC+는 산유국 회의를 열고 12월에도 하루 40만배럴을 증산하는 기존 증산방침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8월부터 지금까지 시장에 200만 배럴의 원유가 추가됐다"며 "계획대로 우리는 시장에 더 많은 원유를 투입했다"고 강조했다.

노박 장관은 증산 규모를 늘리지 않는 이유에 대해 ”회원국은 시장 균형을 유지하고 수요의 잠재적 변화를 경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에 계절적 수요 감소를 볼 수 있을 것이며, 여전히 글로벌 원유 수요는 코로나19 델타변이와 그에 따른 일부 국가들의 규제 조치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유가는 미국 정부의 전략비축유 방출 등 정책대응이 예상된다는 전망과 함께 그동안의 상승세에 대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이틀 연속 하락세로 마감했다.

앞서 지난달 6일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에너지전환전략서밋에 참석해 "석유수출 금지조처 등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략비축유 방출도 그 중 하나"라고 밝히며 정책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힌바 있다.

글로벌 회계법인인 EY의 앤디 브로간 글로벌 원유시장 담당 대표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시장에 그리 놀라운 뉴스는 아니다"라며 "수요가 팬데믹 이후 회복되고 있기 때문에 OPEC+의 전략은 꽤 성공적인 것으로 보이며, 지금은 방향을 바꿀 강력한 이유는 없다"고 분석했다. 

월가에서는 중장기적으로 유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캐롤라인 베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긴 것은 OPEC+가 증산 확대를 서두르지 않는 또 다른 이유“라며 “하지만 내년 1년에 걸친 OPEC+ 산유량의 점진적인 증가와 비OPEC 회원국의 산유량 증가로 브렌트유 가격은 내년 말 배럴당 60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금값은 급반등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 선물은 29.60달러(1.7%) 상승한 1793.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 국채 수익률이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으면서 금가격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전날 발표한 통화정책에 안도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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