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S-오라클, IFRS 시장 大戰
SAS-오라클, IFRS 시장 大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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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방식, 프레임웍-패키지
타겟, 금융-비금융 확연한 대비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IFRS 시장을 놓고 벌이는 SAS와 오라클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주 양사는 나란히 IFRS와 관련된 세미나를 열고, 자사 제품의 성능을 홍보하는데 열을 올렸다.

IFRS는 2009년부터 금융기관을 제외한 희망기업을 대상으로 선택 적용이 이뤄지며, 2011년에는 금융과 비금융을 망라한 전 상장기업에 의무적으로 적용된다. 적용 기업 수가 상당히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IT시장의 규모도 4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주요 전장은 은행권이다. 은행은 IFRS 도입에 따라 회계처리가 가장 복잡해지면서 발주하는 IT시스템의 구축 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IT업계는 은행권이 전체 시장의 50% 가량을 점유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SAS코리아가 지난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한 ‘SAS IFRS 구축 전략 세미나’ . 당초 예상보다 많은 250명이 참석을 했다  © 서울파이낸스

지난주 먼저 포문을 연 곳은 SAS코리아다. SAS코리아는 지난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SAS IFRS 구축 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이어 오라클이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컨벤션에서 ‘IFRS 대응전략에 관한 세미나’를 열었다.

두 세미나 모두 당초 예상보다 많은 참석자들이 모여 성황을 이뤘다. SAS는 200명을 예상했으나 250명이, 오라클은 250명을 예상했으나 300명이 참석을 했다. 최근 IFRS에 대한 관심이 그만큼 뜨겁다는 것을 입증해줬다.

하지만 두 업체의 참석층은 확연히 달랐다. SAS는 금융권 고객이, 오라클은 제조, 통신, 유통 등 비금융권의 고객들이 많았다. 이는 SAS와 오라클이 이번 IFRS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SAS가 이번 세미나를 통해 발표한 제품은 ‘SAS IFRS 프레임웍’이다. 솔루션 및 애플리케이션의 아랫단부터 개발하는 이른바 ‘맞춤형’ 제품이다.

SAS는 이번 IFRS의 도입이 다소 특수한 국내적 상황에 기반 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IFRS의 이전 단계인 바젤Ⅱ가 철저히 도입됐다. 반면, IFRS가 이미 적용되고 있는 유럽은 바젤Ⅱ가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적용됐다. 이에 SAS는 유럽에서 사용된 제품을 국내에 그대로 들여오기 보다는 국내 상황에 맞춰 새롭게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제품도 프레임워크 형태로 공급될 뿐만 아니라, 소스가 공개돼 각 고객의 상황에 맞는 유연성과 확장성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했다.
▲ 오라클이 지난 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컨벤션에서 개최한 ‘IFRS 대응전략에 관한 세미나’. 역시 당초 예상보다 많은 300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 서울파이낸스

오라클은 정반대다. 오라클이 이번 세미나를 통해 발표한 제품은 작년에 인수한 하이페리온의 BI제품들이다. 오라클은 하이페리온의 제품으로 비금융권을 공략하고, 금융권은 룩셈부르크의 ‘페른바’ 솔루션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이 두 제품은 모두 패키지 형태로 공급된다. 오라클의 이러한 전략은 SAS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제품들이 외국에서 이미 검증받았다는 사실에 기초한 것이다.

주목할만한 점은 오라클의 이러한 제품들이 ERP 기반 위에서 작동한다는 것이다. 오라클은 이날 세미나에서 기존 ERP 시스템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표준 CoA를 적용해 데이터를 발생시점부터 표준화해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AS가 프레임워크를 통해서 시스템의 뿌리부터 개발하겠다고 하는 반면, 기존 시스템을 재활용해 업그레이드 하면서 그 윗단에 자사의 제품을 얹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은행들 대부분은 ERP 시스템이 도입되지 않은 상태다. 우리나라에서 ERP 시스템은 제조와 유통업체에 주로 구축돼있다. 결국, 오라클이 금융권보다는 제조와 유통업계에 주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은행들의 경우, IFRS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시스템 구축을 위한 RFP(제안요청서)는 1분기 내에 이뤄질 전망이다. SAS와 오라클의 치열한 경쟁도 이제 서막에 불과한 셈이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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