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중국 경제정책의 향방
[홍승희 칼럼] 중국 경제정책의 향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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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국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했다고 인정받고 있는 중국이 최근 갑자기 시보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기조로 전환하는 조짐을 보인다. 다른 나라들이 모두 재정확대에 나서는 등 팽창정책으로 나갈 태세를 보이는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여 주목된다.

그 이유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은 모두 추측만 하며 지켜볼 뿐이다. 일단 매 연초 마다 각국 정부가 발표하는 한해의 성장률 목표를 올해 중국 정부는 제시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러 해석이 구구하다.

물론 올 한해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하기에는 여러 애매한 변수들이 많지만 지난해 죄다 성장률을 보인 각국 정부로서는 어떻든 희망적 목표를 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유일한 플러스 성장을 이룬 중국이 성장목표도 밝히지 않고 긴축정책으로 가는 것은 여러모로 분석을 요하는 일이다.

서방의 분석기관들이 내놓는 관측으로는 몇 가지 목표가 잡힌다. 첫째는 가파르게 높아지는 부채증가를 막고 자산시장으로 재화가 쏠려가는 것을 방지하려는 목적이 꼽힌다. 중국의 정부부채에 대해서는 어느 곳에서도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최악의 경우 GDP의 300%를 넘어섰다는 진단도 있다. 공식적으로는 정부 부채보다 기업부채가 비정상적으로 커진 모양새지만 정부와 금융기관, 기업이 일체화된 중국의 실정을 들여다보면 결국 그 모든 게 다 중국 정부의 부담일 수밖에 없으니 최악으로 보는 판단이 그르다고만 볼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그간의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커진 민간 자산이 자산시장으로 지나치게 쏠릴 경우 정책운용에 지장이 생기고 정부 통제에 대한 저항이 커질 것을 우려한 공산당의 사전 예방적 조치를 상정할 수 있겠다. 가뜩이나 미`중 무역분쟁에 코로나사태까지 겹쳐 어수선한 사회분위기에 억지로 틀어막고 있는 지역별 저항에 신흥 자산가들의 저항까지 나타나면 지금까지와 같은 통일된 정책의지를 반영하기 어려울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한계기업을 퇴출시키고 금융안정성을 모색하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그간 조급하리만치 각종 굴기를 내세우며 마구 퍼주다시피 기업지원을 늘리다보니 나타난 각종 비리와 부작용들 또한 줄줄이 따라 나왔다.

산업기술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부족한 지방정부 관료들에 의한 부실지원이 실체도 모호한 기술에 거액을 투자해 돈만 날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는 소식들이 잇따르기도 했다. 게다가 민간기업의 실적이 커지다보니 이제 공산당이 직접 그 기업들을 관리해야 한다는 내부 요구도 지난해 초부터 나오기 시작한 터라 이제 추수를 시작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가능하다.

셋째는 이미 지난해부터 집값 급등 등 자산시장 과열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 이를 관리할 필요가 커졌다는 점이다. 고도성장기 사회가 대체로 그러하듯 빈부격차가 커지면서 소위 농민공이라 불리는 농민 출신 도시 하급 노동자들의 빈민화가 매우 심각하다는 소식은 흘러넘친다.

이들 도시로 몰려든 농민공의 상당수는 현재 정치적 억압을 받고 있는 변방 소수민족 출신들이어서 중국 정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현 중국정부의 팽창주의는 닥치는대로 주변 지역을 먹어치워 스스로 정치적 불안정성을 키웠으니 늘 불안을 껴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마지막으로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에 대비하고 있다는 예상이다. 트럼프 시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좀 더 유연하게 관계를 풀어나갈 기대를 했던 중국 정부가 바이든-시진핑 통화 이후 오히려 더 골치 아픈 상대를 만났음을 확인하고 아예 장기전을 각오한 게 아닌가 하는

내부가 불안한 중국은 외부로부터의 압박이 커질수록 더 팽창주의를 포기할 수 없는 궁지로 몰리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일대일로도 계속 밀어붙여야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더 소리높이며 주변 해역에서의 영토분쟁도 물러서지 못하는 것이다.

어떻든 지금 중국은 미국의 각종 봉쇄에 맞서며 빠른 구조조정으로 내실을 다지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그간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던 중국의 이런 변화는 필연적으로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을 최대 교역국으로 두고 있는 한국 경제에도 결코 적지 않은 파장이 미칠 것이다.

지난해까지 많은 자본 철수가 이루어진 것은 다행이지만 어쨌든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다. 신경 쓸 일이 많아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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