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희 칼럼] 환율전쟁, 대비해야 하나
[홍승희 칼럼] 환율전쟁, 대비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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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접종이 예상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는 있으나 일단 코로나19 백신이 공급되기 시작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경제회복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그 신호탄을 쏘아올리듯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첫 재무장관 내정자인 재닛 앨런은 취임 일성으로 환율조작국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선언했다.

인위적인 약달러화 정책에 반대하며 환율을 시장에 맡기겠다고 했지만 미국 정부의 대규모 재정투자를 통해 달러화 가치를 안정시킬 예정이므로 결국 이는 다른 나라들을 향한 경고성 발언의 의미가 크다. 게다가 환율조작국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힘으로써 특히 수시로 환율조작국과 감시국 사이를 오가는 중국을 향해 강한 메시지를 날린 것으로 이해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막바지에 여러 나라를 향해 투척된 폭탄 가운데 하나가 베트남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이었고 중국은 감시국가에 이름을 올린 상태이지만 각 나라의 외환관리는 매우 조심스러워질 전망이다. 28일의 세계 환율동향을 보면 세계적으로 환율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서 코로나 이후 경제회복을 위한 각국의 눈치싸움이 시작된 게 아닌가 싶다.

미국이 재정확대를 통해 사실상의 달러 약세를 유도하면서 각국의 환율을 감시하겠다는 것은 다른 나라들의 외환정책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한국 역시 지난 10월말부터 연말까지 2개월간 매우 심한 환율하락을 겪어 한때 1,090원 아래까지 내려갔다가 1월 들어 1,180원대까지 다소 빠른 환율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태여서 이런 미국의 눈초리에 조심스럽게 대응해야 할 형편이다.

특히 코로나19 창궐로 전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한국의 경우 순수하게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자면 미국의 감시망에서 특히 주시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물론 현재 한미관계나 세계의 여러 역학적 관계에서 보자면 당분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커지지는 않을 듯은 하지만 미국의 세계전략에 따라 다양한 방면에서 보다 정교한 압박들이 가해질 수 있기에 환율문제 또한 방심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은 단순히 한국과 미국의 관계만은 아니다. 환율전쟁이 본격화할 경우 우리뿐만 아니라 많은 교역상대국들이 경제적 위험도가 커질 수 있어서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무역비중이 높은 한국은 특히 긴장해야 할 것이다.

미국의 감시가 1차적으로 행해질 중국은 여러모로 경제적 위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시국에서도 세계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중국은 미국 입장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로 부상해 있는 상태이기에 미국 정권이 누구에게 가있든 견제의 강도가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에 따른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가 올 경우 그 중국을 제1의 무역파트너로 삼고 있는 한국 입장에서 신경 써야 할 일은 많다. 게다가 대 중국 압박정책에 한국을 끌어들이려는 영미권 국가들의 집착도 더 강해질 터여서 단기적인 대응방안 못지않게 장기적인 한국만의 세계전략 플랜을 꼼꼼히 점검해야 짜둘 필요가 있다.

한국 입장에서는 중국 못지않게 일본의 향후 경제전망에 대해서도 좀 더 치밀한 대응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재 일본의 국가부채는 차츰 중앙은행을 식물인간 상태로 몰아가고 있으나 코로나사태로 인해 멈춰서다 시피 한 경제회생을 위해 일본정부는 또다시 국채발행을 통한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한다.

현 상태에서 일본의 외환시장 비중은 과거에 비해 대폭 줄어들며 세계경제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로금리 상태의 일본에서 외환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드는 현상은 일본 경제를 당분간 현 수준으로 유지시키는 데 도움이 되지만 달러약세화로 인한 환율상승폭이 조금만 벌어져도 심대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일본경제의 모습은 마치 장대 끝에 위태롭게 버티고 선 것처럼 불안해 보인다.

물론 올해의 세계 경제는 지난해의 심각한 침체에서 온전히 벗어나기 힘들고 각국이 저마다의 살길을 찾아 살벌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그 선두에 선 미국이 자국 이익에 걸림돌이 나타나면 어떻게 돌변해 압박을 가하게 될지도 장담하기는 어렵다. 솔직히 목소리 큰 악당보다 실실 웃으며 협박하는 악당이 더 무서운 법이다. 트럼프에서 바이든으로 바뀐 미국을 우리 역시 끊임없이 주시하고 대응전략을 거듭 다듬어가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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