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 주말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공개한 1월 한 달 동안의 지분변동 내역을 주목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현대건설 5.78%와 대한항공 8.04%를 확보했다는 점. 자산운용사는 특정 종목을 5% 초과 보유하게 되면 이를 공개하도록 돼 있다. 이는, 1월 이전 미래에셋의 이들 두 종목의 주식 보유 비중은 5% 미만이었는데, 1월중에 두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는 얘기가 된다.
시장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4일 증시개장과 동시에 현대건설은 급등했다.
현대건설의 주도하에 이날 건설업종지수는 9.31% 급등했다. 코스피지수 상승률(3.4%)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현대건설은 오후장 들어서는 건설주중 유일하게 상한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물론, 현대건설의 주가 상승 원인을 '미래에셋'에서만 찾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이날 아시아나는 대한항공보다 더 큰 폭으로 올랐다. 건설업종의 동반 강세는 근본적으로는 실적호전이다. 국내 건설업체의 올 1월 해외 수주 금액은 53억4천5백만 달러. 이는, 지난해 1월 27억9천만 달러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더구나, 단일 수주 금액으로는 현대건설이 카타르에서 수주한 9억2천만 달러짜리 비료공장 건설공사가 가장 컸다. 여기에, 현대건설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주주 배당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호재까지 겹쳤다. 그렇찮아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툭하면 건설주가 들썩 들썩하던 참에 이만한 호재를 만났으니, 상승은 어쩌면 당연지사. 더구나, 이날은 코스피 지수 자체가 초강세인 상황.
동양종금·우리투자·유진투자·삼성·푸르덴셜 등 다수의 증권사들이 최근 잇따라 현대건설을 매수 추천 종목으로 꼽은 것도 나름대로 이같은 이유가 작용한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올해부터는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타 증권사들도 주목하고 있는 종목인 셈이다. 그렇다고, 현대건설이 오후들어 건설주 중 유일하게 상한가를 기록했다는 점은 '미래에셋의 힘'과 아주 무관치는 않아 보인다. 결국, 현대건설같은 무거운 주식이 상한가로 치고 내달린데는 이같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봐야할 것같다.
김주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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