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농협·우체국 行步 '환영속 긴장'
보험업계, 농협·우체국 行步 '환영속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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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보험 자회사 분리 추진, 우정사업 민영화
업계 “공정 경쟁 긍정적, 시장 잠식 우려 부담”

[서울파이낸스 박민규 기자]<yushin@seoulfn.com> 최근 농협이 자회사 분리·전환 등을 통해 보험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인 데다, 우체국마저 우정사업 민영화로 인해 보험시장 본격 진출이 가시화 되고 있다. 즉, 농협과 우체국이 보험시장의 복병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보험업계는 일차적으로 동등한 조건·상황에서 공정경쟁을 펼치게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이들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보험사들의 시장점유율에 일정부분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농협은 최근 올해 주요업무 추진계획을 확정했다. 보험과 관련된 부분은 농협보험을 생명·손해보험으로 각각 분리해 자회사로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올 신계약 매출은 생보 1조원, 손보 5천억원으로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보험고객 1천만명 운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농협보험은 2006년 공제료 수입이 7조2759억원으로 이는 생보업계 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수입도 아직 명확히 집계는 안 됐지만 이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자회사 전환을 통해 금융감독원 감독권 안으로 들어올 경우 변액보험이나 퇴직연금 등도 취급 가능해져 보험료 수입은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때문에 기존 보험사들은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농협보험은 영업조직과 점포확장을 추진하고 있어 더욱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협보험은 현재 20개인 사업단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점포 상주직원을 제외한 외부 활동 설계사는 현재 700명 수준이지만 앞으로 늘려나간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형사와 경쟁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우체국보험은 새 정부가 우정사업본부를 민영화 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보험시장의 경쟁상대로 대두되고 있다. 단계적 공사화를 통해 늦어도 2014년 정도까지는 우정지주회사 체계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지주회사 산하에 우편, 예금, 보험, 창구 등 4개 회사를 두게 되는데, 이중 예금과 보험은 점진적으로 지분을 매각해 민영화한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우체국보험의 보험료 수입은 5조4578억원으로 보험업계 5위 수준이다. 이에 민영화를 통해 상품 제한이 풀리는 등 시장에 본격 진입할 경우 기존보험사의 시장점유율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그동안 농협보험이나 우체국보험은 보험업법에 적용받지 않고 정부 산하기관으로서 각종 혜택을 누려왔던 만큼,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장점으로 경쟁우위를 점해왔다. 때문에 민영화를 통한 시장진입으로 업계와 동일한 경쟁환경에 처하게 된다면 그동안 유지돼왔던 장점들이 퇴색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농협·우체국보험의 경우 창구를 통한 계약체결이 많은 만큼 민영화나 자회사 설립으로 인해 업무가 분리되면 영업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농협·우체국보험은 물론 업계에서도 충분한 준비와 시장분석을 통해 상호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박민규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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