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증시 따라 '울고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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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세로 저가매수세 확대 '고민'
주가연계 고수익 복합상품 출시
 
[서울파이낸스 공인호 기자]<ihkong@seoulfn.com>미국 FRB의 전격적인 금리 인하로 국내 증시가 큰폭의 오름세를 보이자 국내 은행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올 초 급등락을 반복하며 불안한 움직임을 보였던 증시 덕분에 특판예금을 중심으로 은행 수신이 꾸준히 증가했지만 최근 코스피지수가 바닥을 확인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저가 매수세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한해동안 '머니무브' 현상으로 맘고생을 했던 은행들은 저원가성 예금 및 주가연계상품 등을 통해 예금이탈에 대한 선제적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펀드런 기우?
지난 22일 주식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가 장중 1600선마저 붕괴되자 '펀드런'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고객들의 펀드 환매 문의가 폭주했다.
이날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 지수가 1500선까지 밀려날 경우 펀드런 현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었다.
그러나 다음날 새벽 미국 FRB가 정책금리를 0.75%p 긴급 인하하자 분위기가 급반전 됐다.
전날 2366억원 순환매됐던 국내 주식형 펀드도 하루만에 866억원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증시 급락을 계기로 돈을 넣으려는 추가매수 자금이 더 많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22일에는 글로벌 증시의 폭락으로 투자심리가 급랭했지만, 23일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 영향으로 글로벌 증시가 반등함에 따라 투자자들도 안도감을 찾으면서 주식형펀드 자금이 순유입으로 돌아섰다고 분석했다.
주식형을 포함한 전체 펀드 자금 동향도 이틀째 순유출 상태를 이어갔으나 이탈 자금은 22일 1조1695억원에서 23일 3천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자산운용협회 관계자는 "주식형펀드 순자산 총액은 증시급락으로 이틀 연속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지만 설정잔액은 꾸준히 늘고 있어 펀드런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수신확보 다변화
올 초 주식시장에서 예금으로의 '머니무브' 역전현상에 한껏 고무됐던 은행들은 최근 주식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특판예금을 중심으로 시중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지만 미국이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거나 국내 증시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될 경우 지난해와 같은 자금난을 다시 겪을수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에는 특판이 아니더라도 정기예금을 중심으로 수신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올해 증시의 움직임이 은행 수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 들어서만 5조원 가까이 증가했으며,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잔액도 올 들어 각각 4조원 가량 증가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역마진이 우려되는 고금리 특판예금보다 저원가성 예금 유치를 통한 수신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우리AMA통장' 금리를 상향조정했으며, 국민은행은 젊은층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KB스타트 통장'을 출시했다.
또 최근에는 주가지수연계예금(ELD)과 주가연계증권(ELS)을 통해 투자자들의 여유자금을 흡수하려는 움직임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들 상품은 안정성을 중시하는 동시에 주식과 연계돼 안정성과 고수익을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나은행이 14일 출시한 '지수플러스정기예금'의 경우 지수가 폭락한 22일부터 23일 오전까지 128억원어치가 팔렸으며, SC제일은행이 판매중인 '베스트원 지수연동예금 13호'도 이틀동안 무려 1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이들 상품은 기준 지수에 기준으로 종가가 일정수준 이상 상승할 경우 연 9% 이상 고금리를 확정하며, 만기 이전에도 지수 상승률에 따라 일정 수익률을 조건으로 조기상환되는 구조이다.
또 국민은행은 25일부터 주식에 투자하면서 콜옵션을 매도해 주가하락 위험을 관리하는 '마이다스 커버드콜 주식형 펀드'를 판매하며, 기업은행은 삼성전자와 미래에셋증권 주가에 연동하는 조기상환형 ELS펀드인 '교보 Two Star K-1'을 다음달 5일까지 판매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가파르게 조정을 받는 시기에는 주식과 파생상품을 함께 운용하는 복합형 상품이 대안이 될수 있다"고 말했다.
 
공인호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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