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이기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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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금융신문사
  • 승인 2003.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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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우연히 TV에서 본 공익 광고가 생각난다.

내용은 여학교 담임 선생님이 세 명의 학생에게 1개의 아이스크림을 나눠준다.

여학생들은 아이스크림을 조금이라도 더 차지하기 위해 아우성이다.

결국 여학생들의 싸움은 멈추지 않고 그 사이 아이스크림은 녹아 버린다.

최근 보험업계와 시민단체, 감독당국은 생명보험회사의 상장 문제를 놓고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민단체와 생명보험 회사들은 상장 차익 주식 배분의 상반된 시각에 대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감독당국은 과거 거듭 된 중재 실패에도 불구 다시 한번 양쪽의 눈치를 보고 있다.
반면, 업계에서는 누구도 생명보험회사 상장의 필요성에 이의를 제기하지는 않는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국내의 일부 대형 은행들은 이미 뉴욕 증시에 상장, 세계적인 초 일류 금융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첫 발을 내 딛었다.

내년까지 몇 개 은행이 추가로 상장을 준비 중이라는 애기도 들린다.

상장에 따른 자본 확충의 용이성, 기업 투명성 확보라는 장점을 차지하더라도 국내 금융 고객들의 은행에 대한 이미지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국내보험 산업이 규모로는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지만 비상장사라는 핸디캡으로 인해 만성적인 자본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대도 시민단체와 해당 생명보험 회사들은 마치 반발이 더 강렬할수록 상장에 따른 피해를 덜 볼 것이라는 이해 관계가 깔려 있는 것 같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해당 생명보험 회사들이 상장 차익 중 일부를 전액 현금으로 주는 것은 이미 고려하고 있다”며 “시민단체도 일부 주식 및 현금 배분 수용 의사를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액 주식 배분, 상장 방안 강제력 촉구 등의 강수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생님 역할을 해야 할 감독 당국도 이번에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TV 공익 광고처럼 시민단체와 생보사들이 상장 불발에 따른 피해를 느끼고 스스로 해법을 찾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시민단체와 보험업계는 이미 상장 문제와 관련해 몇 차례 모두가 패배하는 쓰디 쓴 경험을 한 바 있다.

따라서, 감독 당국이 이번에는 어떤 방식으로 든 중재 방안을 마련, 결연한 의지를 보여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민단체와 보험회사, 감독 당국이 모두 패자가 되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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