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시형 기자] 현대자동차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여 이를 놓고 중소기업 업계가 반발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국회와 업계 등에 따르면 김동욱 현대차 전무는 지난 8일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중고차 시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경험이 있는 사람을 포함해 70∼80%는 거래 관행이나 품질 평가, 가격 산정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며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완성차가 반드시 사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은 정보 비대칭으로 소비자 입장에서 낮은 질의 자동차를 거래해 품질 평가나 가격 산정 등에 있어 권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 또한 수입차의 경우 인증 중고차 시장에 이미 뛰어들어 형평성 문제도 있다.

하지만 중고차는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바 있어 이를 연장해야 할 지 논란이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작년 초 지정 기한이 만료된 것을 연장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공은 중소벤처기업부에 넘어갔다.

시장 규모만 20조원에 달하는 중고차 매매업은 2013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SK엔카를 운영하던 SK그룹은 사업을 매각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중고차 판매 사업의 범위에 대해 중기부,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다른 사용자 단체 등과 충분히 협의해 기존 영세한 중고차 업계와의 상생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전무는 "근본적인 문제는 품질 평가, 가격 산정을 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며 "현대·기아차가 가진 차에 대한 노하우와 정보를 최대한 공유해서 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라는 게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중기부는 일단 현대·기아차에 추가 상생 방안을 제출하라고 한 상태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국감에서 "오픈 플랫폼을 만들어 중고차를 관리하게 되면 현대·기아차 입장에서도 차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있어서 좋고, 중고판매업도 그동안의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현대·기아차가 중고차 판매업에 진입해서 이익을 낸다고 하면 이 일은 성사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고차 시장은 영세업체가 난립하고 있어 현재 업체 수는 6000여개, 종사자만 5만5000여명에 달한다.

곽태훈 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장은 국감에서 "대기업인 완성차 업체까지 들어오면 우리는 매집을 못 해서 상생을 할 수가 없고 30만명(가족 포함)의 생계가 위협받는다"고 토로했다. 곽 회장은 생계형 적합업종 지정을 거듭 요청했다.

현대차는 "진출 방식이나 시기 등에 대해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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