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 '폐지'?…IT업계 ‘술렁’
정통부 '폐지'?…IT업계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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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후보시절 공약과 전면배치…IT업계 반발
SW업계 위기감 증폭, 세계적 추세에도 역행

[서울파이낸스 이상균 기자] <philip1681@seoulfn.com>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보통신부를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서 IT업계가 벌집을 쑤셔놓은 것처럼 술렁이고 있다. 인수위원회에 따르면, 정통부의 주요 IT정책·진흥 기능은 산업자원부, 연구·개발 기능은 과학기술부, 콘텐츠 진흥 기능은 문화관광부, 방송·통신 규제기능은 방송통신위원회로 이관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IT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MB, IT는 안중에도 없다?
"지금까지 대기업 중심, 하드웨어 중심의 성장을 해왔다면 이제는 중소벤처기업과 소프트웨어 부문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고급인력 1만명, 전문인력 10만명을 양성할 것." 이명박 당선인이 후보시절 IT정책포럼 토론회에서 한 말이다.
결론적으로 이 당선인의 이 말은 허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단순히 표를 의식한 공약에 지나지 않은 셈이다. 이 당선인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IT업계가 이번 인수위의 계획을 지켜본 후 당혹감을 감출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통부가 없어질 경우 IT산업의 위축은 자명해 보인다. 정통부의 IT정책 기능이 분산되면서 일관된 IT정책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IT분야를 놓고 각 부처간 이기주의로 인해 밥그릇 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익명을 요구한 SW업체의 대표는 “이명박 당선자의 경제 살리기 정책에 힘입어 IT산업도 크게 발전할 것으로 믿었는데 뒤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이라며 “영국, 호주, 일본 등에서 IT관련 부서를 신설하거나 조직을 확장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정반대로 가는 형국”이라고 개탄했다.

■비빌 언덕이 없다
특히 SW업계의 위기감이 절박한 수준이다. 방송과 통신에 비해 산업규모가 영세하고, 최근 정통부가 추진한 SW분리발주와 대기업의 입찰 제한과 같은 정책들이 송두리째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에서 정통부의 폐지마저 이뤄진다면 산업전체가 고사할 위기마저 있다고 전했다.

다존기술의 강윤종 대표는 “정통부가 통신과 방송에 치중했던 것이 사실이지만, 결국 SW업계가 비빌 언덕은 정통부뿐”이라며 “정통부와 같은 전문적인 조직을 살리고, 오히려 관리조직을 줄이는데 주력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현재 SW업체들이 정통부의 SW진흥단을 통해 목소리를 전달해 왔는데 앞으로는 이마저도 수월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티맥스소프트 김병국 대표는 “정통부의 주요 기능이 산자부로 이관될 경우 대형 제조산업에 밀려 순수 IT산업인 SW가 묻혀버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정통부의 SW인력이 산자부로 옮겨가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고 끝까지 지켜낼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향후 5년이 더 걱정
IT업계의 이런 반발은 향후 5년간의 걱정으로 이어진다. 인수위의 이번 계획이 국내 산업을 제조와 건설이 중심이 된 과거의 굴뚝형 사업으로 철저히 개조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IT업계로서는 이래저래 악재가 아닐 수 없다.

IT산업의 근간이지만 외국 SW업체들에게 안방을 내준 채 전전긍긍하고 있는 국내 SW업체들은 현실을 더욱 어둡게 보고 있다. IBM, SAP, 오라클과 같은 대형 SW업체가 국내에서 출현하는 길은 더욱 요원해졌다는 자조 섞인 한탄이다.

SW업계의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하드웨어 중심의 제조업에서 탈피해 SW중심의 IT산업으로 급속히 변화하는 추세”라며 “하지만 인수위의 이번 기조가 계속 유지된다면 우리의 IT산업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인수위원회가 조만간 한국SW산업협회를 통해 국솔모(국산SW모임)의 몇몇 회원사에게 SW 발전방향에 대한 질의서를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통부 폐지 움직임과 맞물리면서 질의서에 담길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상균 기자 <빠르고 깊이 있는 금융경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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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는~ 2008-01-11 00:00:00
우리나라가 세계최초로 정통부를 만들고, IT산업이 IMF를 벗어나는 원동력이 되었다는걸 모르는가? 인수위원님들!! 정신좀 차리쇼!!!

최민준 2008-01-11 00:00:00
it회사들이 대부분 컨텐츠와 소프트웨어 아우르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떨어질래야 떨어질수가 없는 모양새의 사업구조가 대부분인데 이따위로 조직짜놓으면 니들의 이구조에서 사업해봐 이 미틴것들아 ..
순 정치놀음이나 하고 사업이라고는 해본적도 없는 것들이 앉아서 모양을 짜니 나라가 제대로 되냐?
니들이나 해체하라 . 그게 나라 살리는 길이다. 제대로 판 안짤거면 그냥 놔두기라고 해라 개판만들지 말고 ..저런것을 대통령이고 뽑아서 IT회사들 망하면 니들이 책임질래?
운하만 파서 나라 먹고 살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