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80원까지 내려온 원·달러 환율···향방 어디로?
1180원까지 내려온 원·달러 환율···향방 어디로?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로화 추가 강세 '흔들'·미 추가 부양책→약달러 완화
전문가들 "1180원 하향돌파 시도···1170원 직행 어렵다"
코스피가 1% 넘게 올라 사흘 연속으로 연고점을 갈아치운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1% 넘게 올라 사흘 연속으로 연고점을 갈아치운 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1180원대로 내려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전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다. 코로나19 충격이 주춤하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되돌림 된 가운데, 최근 유럽연합(EU)의 경제회복기금 합의에 따라 유로화가 강세를 띄고 있는 점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원·달러 환율은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유로화 강세 지속력을 장담할 수 없는 데다 미중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추가 하락을 제한할 변수가 너무 많다는 얘기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5일 세계적 달러 약세 흐름과 증권시장 호조 속에 원·달러 환율이 약 5개월 만에 종가 기준 1180원대로 떨어졌다. 이어 6일에는 전장 대비 5.3원 내린 1183.50에 거래를 마쳤다. 1180원대 초반으로 레벨을 더 낮춘 것이자, 종가 기준 지난 3월 5일(1181.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3월 이후 줄곧 1200원대에 머물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들어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7월 이후 4.5% 하락해 지난 5일 기준 93대로 주저앉았다.

이번 달러화 약세의 핵심은 유로화 강세다. EU의 7500억유로(한화 약 1034조원) 규모 경제회복기금 합의가 이뤄지면서 향후 경기 반등 기대감이 강화, 유로화의 값이 뛰어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 충격으로 각국 정책당국이 공격적인 통화 완화와 재정확대를 통해 경제 정상화를 뒷받침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실물 지표의 본격적인 반등까지는 적잖은 시차가 소요될 전망"이라면서도 "금융시장을 중심으로는 정책효과가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맨 오른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 등 EU 정상들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자료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맨 오른쪽)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가운데) 등 EU 정상들이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자료를 함께 들여다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유로화 강세 더 진행되기 어렵다" = 전문가들은 달러화의 추가 약세를 예상하면서도, 그 속도나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 원·달러 환율이 1개월 전후 관점에서 1180원선에서 하향돌파를 시도할 수는 있겠으나, 당장 1180원 이하로 직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은다.

먼저 유로존 실물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미약해 유로화 강세가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올 2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는 전분기 대비 12.1%, 전년 동기 대비 15.0% 감소했다. 단순 비교하자면 2분기 미국 GDP 9.5% 감소(전분기 대비)보다 하락폭이 컸다.

임혜윤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로화 강세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경기 격차가 축소 또는 유지돼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이 같은 조짐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실물경기 회복이 부재한 유로화 강세는 추세적으로 진행되기보다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미국 추가 부양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약(弱)달러 압력도 완화할 전망이다. 미국의 민주당과 공화당은 7월말까지 지급된 '주당 600달러 실업수당' 지급 연장 여부를 놓고 충돌하면서 추가 부양책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양책의 논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데다, 일부 긍정적인 발언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미중 무역갈등에 위안화도 '위태위태' = 위안·달러 환율이 좁은 범위에서 등락하고 있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의 추가 하락을 제한하는 요인이다. 김효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 4주 동안 달러·유로의 총 변동 폭이 5.2%인데 반해, 위안·달러와 원·달러 변동폭은 각각 1.3%, 1.2%로 1%대 좁은 범위에서 움직였다"면서 "원화가 달러보다 위안화에 연동돼 움직이는 성향이 큰 만큼 위안화의 낮은 변동성은 원화의 변동성 역시 제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두 나라의 갈등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코로나19 책임론 제기, 중국의 홍콩보안법 발효, 영사관 상호 폐쇄 조치, 중국 기업의 인기 앱 틱톡에 대한 미국 비즈니스 금지 등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지는 양상이다.

박희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는 11월 미 대선 이전에 미국의 대(對)중국 공세가 완화되는 방향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낮다"면서 "틱톡 문제로 중국의 대미국 보복 조치가 예상되는데, 그렇게 되면 미중 갈등 심화에 대한 긴장감이 높아져 위안화에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추가 하락을 위한 새로운 모멘텀도 부족하다. 김 연구원은 "원·달러의 추가 하락은 최근의 달러 약세 이외에도 코로나19 백신 개발, 수출 추가 회복, 위안화 강세 압력 확대 등이 더해져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