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통화량 전년比 8.4%↑···기업 M2 역대 최대폭 증가
3월 통화량 전년比 8.4%↑···기업 M2 역대 최대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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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성 수시입출금· 요구불예금 급증
표=한국은행
표=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지난 3월 시중 통화량이 1년 전보다 8.4% 증가했다. 4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충격에 위기를 느낀 기업들이 은행으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시중에 풀린 이 뭉칫돈은 단기 부동자금인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과 요구불예금에만 쌓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기업들이 투자처 찾기보다, 미래를 대비한 유동성 확보에 더 치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3월중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3월 통화량(M2 기준)은 2982조6200억원(원계열 기준·평잔)으로 전년 대비 8.2% 늘었다. 이는 2015년 10월(8.8%) 이후 4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M2의 전년 대비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7.7%에서 12월 7.9%까지 올라선 뒤 올해 1월(7.8%) 소폭 하락했다. 이후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인 2월(8.2%)부터 8%대 증가세가 두달째 이어지고 있다.
 
M2는 언제든지 현금화할 수 있는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의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 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계절조정계열(평잔) 기준으로 보면 M2는 지난 3월 2982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0.9% 증가했다.
 
경제 주체별로는 기업의 계절조정계열 M2가 30조4000억원 늘었다. 2001년 12월 통계 편제 이후 최대 규모다. 코로나19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자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은행에 손을 내민 데다, 정부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시중에 떠다니는 자금은 현금화가 쉬운 단기금융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M2를 상품별로 보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15조2000억원과 요구불예금(12조3000억원)이 급증했다. 연초부터 지속된 코로나19 사태로 경기회복 지연 우려가 불거진 데 더해 부동산 규제 여파로 기업들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유동성이 계속 고여있을 경우 국내 경제는 더 큰 침체 국면을 맞게 되는 문제가 있다.
 
기업들의 유동성 확보 노력에 따라 큰폭의 M2 증가율은 다음달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일 한은이 내놓은 '2020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기업대출은 한 달 전보다 27조9000억원 증가했다. 통계가 편제된 2009년 6월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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