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사 '상장지수선물 실익 없다'
선물사 '상장지수선물 실익 없다'
  • 김성호
  • 승인 2003.09.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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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거래법상 2004년물 취급 불투명
선물사 상장지수선물 실익 없다
선물거래법상 2004년물 취급 불투명...수수료 책정도 문제
투자여력 없다 일부 선물사 시장참여 포기 검토

선물거래법 적용에 따라 선물거래소가 내년 1월1일부터는 상장지수선물을 거래할 수 있지만 외부의 시각과 달리 선물사들은 상장지수선물거래 중계에 따른 수익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이미 증권업계에선 상장지수선물이 폭발적인 거래에 힘입어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영업점 및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선물사 입장에선 상장지수선물이 그림의 떡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활발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2004년물이 선물거래법상 내년 말까지 증권거래법 적용을 받도록 명시돼 있어 선물거래소에서의 거래가 불투명 한 상태며, 일찌감치 상장지수선물을 취급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과도한 수수료경쟁으로 인해 초 저가의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어 수수료 책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선물사의 경우 향후 수익기대가 어려운 상장지수선물시장에 막대한 비용까지 투자하면서 참여해야 할지 고민 중에 있다.

■거래상품 한정...수익기대 어려워

선물사들이 상장지수선물거래 중계를 통해 당장 이렇다 할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은 선물거래법상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활발히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2004년물이 선물거래소에서 당장 거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선물거래법에 따르면 선물거래소는 2004년1월1일부터 신규 상장되는 종목만 거래가 가능하며 2004년12월31일 이전에 최종거래일이 도래하는 상장주식선물은 증권거래소에서 거래토록 명시돼 있다.
즉 선물거래소는 현재 증권거래소에 등록된 2004년 3월물 6월물 9월물 12월물 상품은 거래할 수 없으며, 2004년에 신규 상장되는 2005년 3월물부터 거래가 가능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선물사들은 내년부터 상장지수선물이 거래되더라도 거래할 수 있는 상품이 극히 한정돼 있는 만큼 사실상 이 부분에 대한 수익을 기대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 선물사 사장은 현재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거래가 되고 있는 지수선물의 경우 고객들에게 많이 알려져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선물사들이 초기시장진입에서 어느 정도 시장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기존상품도 거래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내년부터 새롭게 상장되는 상품만 거래해서는 시장경쟁력 확보는 물론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선물사들이 상장지수선물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2004년물 거래여부가 최대 관건으로 부각됨에 따라 최근 재경부는 선물사들도 2004년물을 취급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그러나 재경부가 마련 중인 방안은 선물거래법에 기준을 두고 선물사가 증권업 허가를 받아야만 2004년물 거래가 가능토록 돼 있어 오히려 절차만 까다로워 졌다는 게 선물사들의 입장이다.

■증권사 수수료 초 저가...수수료 책정 어려워
선물사들이 상장지수선물을 취급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고민은 수수료 책정이다.
당장 내년부터 상장지수선물 거래가 시작되면 각 선물사들은 고객 매매에 따른 수수료를 받게 된다.
그러나 이미 상장지수선물을 거래하는 증권사들이 신규고객 확보를 위해 무리한 수수료경쟁을 벌이면서 수수료가 초 저가로 내려 앉음에 따라 수수료 기준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상태다.
실제로 일부 대형증권사는 선물거래 수수료로 0.1%를 받고 있으나 대부분의 중소형증권사들은 0.002%의 초 저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다.
한 선물사 관계자는 이미 상장지수선물을 거래하고 있는 증권사들이 무리한 수수료 경쟁을 벌이면서 수수료 기준을 최저로 낮춰 놓았다며 증권사 수수료 기준보다 높게 책정하게 되면 고객수요가 크게 줄고 낮게 책정하면 그 만큼 많은 고객을 확보해야 수익발생이 가능한 데 현재 선물사의 지점 및 인력규모로 볼 때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증권사가 대주주인 일부 선물사들은 수수료를 책정하는 데 증권사의 눈치까지 보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업계 최저 수수료를 적용하고 있는 증권사 자회사인 선물사는 증권사보다 수수료를 낮게 책정 할 경우 투자비용도 건지지 못한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처럼 지수상장선물 취급에 따른 수익기대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일부 선물사의 경우 시장참여 자체를 아예 포기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물사 관계자는 선물사들의 재무상태가 좋지 못한 상황에서 수익 자체가 불투명한 상장지수선물시장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할 만한 여력이 없다며 일부 선물사의 경우 시장참여 자체를 재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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